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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연등 서울을 장엄하다

탁효정 | | 2008-05-04 (일) 00:00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가 5월 4일 서울 동대문축구장에서 5만여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여름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간간히 흩뿌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연등축제는 1부 어울림 마당, 2부 봉축기념식, 3부 제등행렬 순으로 진행됐다.

1부 어울림 마당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안무로 장엄한 연희단이 운동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신바람 나는 율동과 노래로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했다.

2부 기념식에서 봉축위원회 위원장 지관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탐욕스런 권력과 소유, 왜곡된 분노와 반칙, 지혜롭지 못한 지식들의 오만과 편견 등, 탐·진·치 삼독의 어둠이 지혜로운 공동의 빛을 삼켜버리면, 어둠은 어김없이 서로를 볼 수 없게 하고 드디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며 “지혜의 불꽃으로 삼학의 전통을 이어온, 천칠백년 우리불교의 원력이, 저 연등축제의 불빛처럼, 세상을 더없이 환하게 비추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은 “불심화합으로 민족의 단합을 실현하며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일의 자등명 법등명으로 삼고 민족의 평화번영의 실천행에 적극 펼쳐 나서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동시법회 공동발원문을 낭독했다.

천태종 정산 총무원장은 기원문을 통해 “사바세계 모든 중생이 차별하는 마음과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 마음 속 청정한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수행의 길에서 물러나지 않게 해달라”고 발원했다.

진각종 회정 통리원장도 “자신을 허공처럼 비우고 바다처럼 넓혀 나누고 도와주는 마음으로, 용서하고 화합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인류가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이 세상을 한 송이 아름다운 연꽃을 피어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동국대 오영교 총장의 제등행렬 행진 선언과 함께 시작된 제등행사에는 3만여 불자들이 손에 연등을 들거나 장엄한 상징물을 끌고 밀며 종로일대를 4시간여 동안 화려한 연등으로 장엄했다.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연등축제답게 연도에는 수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과 불자들이 환호하거나 함께 제등대열에 합류하는 등 연등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줬다.

이번 연등축제에는 특히 다양한 상징물과 함께 집등, 우산등, 나무등, 나비등, 만국기등 등 다양한 모양의 연등이 등장, 연도에 늘어선 시민들의 관심과 찬사를 집중시켰다.

연등축제의 단골메뉴인 불보살상과 아기부처님, 코끼리는 물론 만화 '날아라 수퍼보드'에 등장하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깡통로보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서울의 밤거리를 아름답게 수놓기도 했다.

또한 네팔,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티베트, 대만, 인도 등 세계 각국 불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늘어나는 등 연등축제가 점차 국제적 성격의 불교축제로 진화하고 있음도 보여줬다.

이날 연등축제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3만여 명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동참한 가운데, 보신각 앞 특설무대에서의 대동한마당 음악회를 끝으로 오후 11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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