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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수행종풍 진작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결계와 포살’의 힘찬 시동을 걸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4월 7일 오전 ‘결계와 포살을 시행하며’라는 담화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1947년 ‘봉암사 공주규약’ 정신을 전 종단 전 종도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취지의 ‘결계와포살에관한법’ 시행을 선언했다. 이 법은 올 하안거부터 적용된다.

지관 스님은 “취임 이후 수행승가의 중흥을 제일의제로 삼은 뜻은 물신의 풍요 속에 고군분투하는 승가대중들의 자존과 정체를 실답게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나아가 불화와 분쟁의 세계 속에서 고통 받는 우리 국민과 지구촌 중생들에게도 화쟁(和諍)과 공주(公住)의 수승한 전통을 회복하는 일은 더 양보할 수 없는 요익중생의 본분사”라고 강조했다.

“승가는 전통적으로 화쟁과 상생의 대중공의를 여법하게 이행하고 존속시킬 수 있는 특별한 공화의 유산을 전승해왔다”고 자부한 스님은 “이러한 전통의 근간이며 화합승가의 기본조건은 구성원의 한계를 정해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결계와 서로 합의약속한 학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포살”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지관 스님은 “앞으로 모든 대중은 반드시 결계와 포살에 참여해야 하고,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2회에 걸쳐 자신의 수행처와 수행내역을 기록으로 남기는 결계신고를 반드시 해야 수계와 법계품서 등 각종 갈마에 장애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관 스님은 이어 “수행대중 모두가 스스로 포살의 의무와 갈마의 권리를 회복하게 되면, 바로 떳떳하고 실질의 힘을 가진 위대한 교단이 성취되고, 수행종가는 길이 중흥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결계와 포살의 시행체계’와 관련한 설명을 통해 “결계록에 등재되지 않은 승려는 결계및포살에관한법, 계단법, 승가고시법, 법계법에 의거, 사미(니)는 비구(니)계를 받을 수 없으며, 각급 승가고시에 응시할 수 없고, 법계를 품수 또는 승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학 스님은 “결계와 포살을 시행하게 되면 △수행종풍 진작을 통한 화합승가공동체 구현 △인천의 사표로서의 승가의 사회적 리더십 확보 △종단의 인적 인프라 구축 △개별거주 및 활동 대중의 현황 파악(해외 유학생 및 포교승 포함) △교구자치제 계기 마련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지관스님은 이전에 시행해온 승니분한신고와 결계와포살에 대해 일부 혼선이 있다는 지적과 관련, “승니분한 신고는 10년에 한 번씩 승적사항을 변경 기재하는 일종의 신상신고에 관한 것으로 포살참여를 통해 승가의 위상을 제고시키고 대중공의제 구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결계와 포살과는 그 의미와 취지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 시행하는 것이니 만큼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중진 스님과 각 분야의 전문가 조언 등을 통해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승납(출가나이) 30년, 세납(세속나이) 60세 이상이면 포살 및 결계에 예외로 인정되는 것은 결국 종단에서 실질적 힘을 가지고 활동하는 승려들이 거의 빠진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대중처소에서 승납 30년 세납 60년이면 지도자급으로, 그런 정도의 수행이력을 가진 분들에게는 이미 결계와 포살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보고 그리 조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학 스님은 또 “이미 결계및포살에관한법이 제정된 만큼 이 법과 관련된 공청회는 없을 것이며 다만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선원 및 강원의 지도자, 본사주지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은 오는 4월 22일 봉암사결사정신을 기념하고, 봉암사결사정신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1942년 만공, 한영, 용성 스님 등 30여 명의 고승들이 선학원에서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 즉 유교(遺敎)를 선양하기 위해 가졌던 유교법회 조명 세미나를 연다고 발표했다.

당시 유교법회는 37년 일제강점기를 통해 오염되고 왜색화한 불교를 본래 부처님이 남기 가르침을 봉행하는 교단으로 되돌리기 위해 당대의 고승들이 모여 행했던 법회이다. 이 법회 정신이 이후 가야총림에서의 3대사업 제정을 거쳐 1947년 봉암사결사정신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이다. 지관 스님은 22일 세미나가 종단의 승풍진작 및 정화 정신의 뿌리를 찾는 의미있는 세미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기자회견문

結界와 布薩을 시행하며

제방에서 修行과 傳法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결계와 포살시행에 즈음하여 인사드립니다.

우리 종단에는 出家修行僧伽와 외호단월의 신행으로 1700여년 한국불교의 전통을 여법히 수행하는 일만육천여 스님들과 이 전통을 信受奉行하는 이천만 사부대중이 있습니다.

산승이 취임 이후 수행승가의 中興을 第一議題로 삼은 뜻은 物神의 풍요 속에 고군분투하는 승가대중들의 自存과 正體를 실답게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自他가 相剋하고 競爭해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不和와 紛爭의 세계 속에서 고통 받는 우리국민과 지구촌 중생들에게도, 和諍과 共生의 수승한 전통을 회복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饒益衆生의 本分事 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samgha승가를 인류가 전승해온 가장 탁월한 인간 공동체라 칭송함은 和諍과 相生의 大衆公議를 여법하게 이행하고 존속시킬 수 있는 특별한 共和의 遺産을 전승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 전통에서는 어떤 구성원도 대중공의의 출생과 그 이행과정에서 제외되지 않게 하는 특별한 절차와 장치를 마련함으로서, 모든 대중이 각기 여법하고도 공평한 권리와 自發的 의무를 이행하게 하고, 마침내 아주 다른 인간들이 화평하게 共住하는 共和의 세계가 現前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합니다.

이러한 전통의 근간이며 和合僧伽의 기본조건은 구성원의 限界를 정해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結界와 서로 合議約束한 學處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布薩입니다. 한국불교 수행승가에서는 이미 수행해오던 오래된 유산이며, 지금도 강원, 선원, 총림 등의 大衆僧伽에서는 잘 傳承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승가구성원들의 대사회적 역할과 位相이 다양하게 分化된 현실에서는, 많은 구성원들이 부득이 대중과 함께하는 共住의 境界를 벗어나 不安定한 수행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律藏에 의하면 어떠한 경우에든 小數構成員들이 時空間의 制約으로 인해 大衆會議에서 소외되지 않게 하여야만 여법한 대중공의제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정하여 구성원들의 공의를 모으는 結界는 교단초기부터 시행되어 왔습니다.

이렇듯 결계와 포살은 모든 대중이 共和를 수행하는 승가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如法하게 회복하는 일이며, 나아가 떳떳하고 위대한 共同體 傳統인 수행승가를 중흥하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이 議題는 취임직후 發議하였으나 여타의 종단사정으로 밀려오다가 금년 2월 26일 교구본사 주지회의에서 비로소 결의되었고, 이후 3월 20일 제176차 중앙종회에서 結界 및 布薩에 관한 宗法이 制定되고 동시에 법계법ㆍ승가고시법 등이 개정됨으로서, 결계와 포살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오늘 結界와 布薩의 본격적인 施行에 앞서 주요시행내역을 알려드리게 되었습니다. 모든 대중스님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參與로 활달한 수행승가가 더욱 중흥되기를 바랍니다.

ㅡ. 모든 대중은 반드시 結界와 布薩에 빠짐없이 참여해야 하며, 교구본사가 遂行主體가 되어 시행됩니다.

ㅡ. 그간 모든 스님들의 수행이력을 확인하는 分限申告는 10년에 한번 씩만 시행되어 왔으나, 이제는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2회에 걸쳐 자신의 수행처와 수행내역을 기록으로 남기는 結界申告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ㅡ. 교구본사에 등록된 모든 대중들의 修行內譯은 중앙종무기관인 총무원에 취합되어, 매년 간행되는 [結界錄]에 등재되고 ‘대중수행록’으로 길이 남게 됩니다.

ㅡ. 총림, 선원, 강원 등 布薩傳統이 존속되고 있는 대중에게는 이 제도시행을 위한 특별한 변화는 없으며, 결계등록을 위한 절차는 종무지도에 의해 단체로 수행될 것입니다.

ㅡ. 小數僧伽인 사찰이나 포교당 그리고 개별수행처에 거주하는 스님들은 반드시 해당 교구본사에 ‘結界申告’를 하여야 하며, 결제기간 중 교구본사 또는 교구본사가 지정한 장소에서 반드시 ‘布薩에 참여’해야만 합니다.

ㅡ. 교구본사는 관할구역 내 寺刹이나 여타 수행처에 거주하는 스님들이 결계신고와 布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함은 물론, 결계신고에 대한 檢證과 布薩履行 지도를 통해 結界錄이 엄정하게 작성되도록 하여야 하며, 종단의 모든 대중들이 빠짐없이 결계록에 등재될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할 것입니다.

ㅡ. 결계신고와 布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受戒와 법계품서 등 각종 갈마에 장애가 따르게 됩니다. 교구본사에서는 각별한 지도와 홍보를 통해 교구관할구역에서 거주하는 모든 스님들이 結界錄에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금번 結界와 布薩은 새롭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총무원에서는 지속적인 制度補完은 물론 대중들이 安靜되게 이 제도에 隨喜同參할 수 있도록 진력해 나가겠습니다. 금년 1월부터 結界와 布薩에 관련 홍보와 여론수렴을 위해 안내책자 배포와 더불어 授戒山林 등 정례갈마시마다 시행지도를 해오고 있습니다. 홍보와 더불어 대중들의 의견 또한 지속적으로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방 대중스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수행대중 모두가 스스로 포살의 의무와 갈마의 권리를 회복하게 되면, 바로 떳떳하고 실질의 힘을 가진 위대한 교단이 성취되고, 수행종가는 길이 중흥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佛法중흥을 염원하는 모든 종도들의 원력을 실어 간절히 如法成就를 바랍니다.

불기 2552(2008)년 4월 7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 관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