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 urubella@naver.com | 2008-03-05 (수) 00:00
한국의 문화와 철학이 담겨진 불교문화 유산을 세계에서 알리고 평가받기 위한 운동이 펼쳐진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주축으로 한 불교계는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자연ㆍ문화유산의 세계복합유산 등재를 위한 포럼’을 시작으로 내포(서산) 가야산권 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운동에 나섰다.
불교계는 우리의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묶어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의 평가기준이 서양의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한국의 빼어난 자연·종교 유산을 제대로 평가받자는 노력이다.
불교계는 우선 반경 5㎞ 안에 사찰 터와 불교문화재가 집중되어 있는 내포(서산) 가야산권을 첫 대상지로 삼았다. 보원사터와 가야사터를 비롯해 100여개의 옛 절터가 모여 있고 예산 사면석불(보물 제794호), 서산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 같은 미륵불과 수덕사, 개심사, 문수사 불교문화재 사찰이 현존하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27일 포럼에서 내포 가야산권의 △세계복합유산으로서의 가치 △불교문화의 가치와 보존현황 △자연환경생태 △서양에서 바라보는 동양사상의 가치를 따진 뒤 세계복합유산 등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포럼이 끝난 뒤 ‘내포 가야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준비위원회’도 공식 발족했다.
불교계는 이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역사·문화·생태·유적 등의 자료조사를 벌이는 한편 지역 향토사학자와 학계, 종교계, 주민과 힘을 모아 복합유산 등재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수경 스님은 “한국불교는 기성문화와 충돌하지 않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보완, 순응, 포용의 철학과 정신으로 민족정서와 원만하게 융합됐다.”며 “이 같은 역사를 온전하게 갖춘 내포 가야산권 세계유산 등재는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불교의 문화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고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디어붓다 이학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