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컵을 보죠. 컵은 무엇에 의존해 있을까요? 모양 틀, 유리 등의 요소가 필요하겠죠.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 공장, 돈… 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 잉크, 조폐공사…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요? 나무, 흙, 물, 햇빛. 햇빛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죠? 대기권, 지구, 우주… 이렇게 컵 하나를 존재시키기 위해서 온 우주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연기법입니다. 우리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기대서 사는 것. 이제는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법이 무엇인지 친구들에게 설명할 수 있겠죠?”

청년 불자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늘 치유와 쉼을 이야기하던 혜민 스님의 입에서 나오는 ‘불법’ 이야기가 낯설기도 하련만, 청중들은 혜민 스님이 던지는 물음에 객석에서 큰 소리로 대답을 하기도 했다.

혜민 스님은 또 ‘심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마음 안에 더럽혀질 수 없는 본래 청정한 마음, 본래면목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밖으로만 향하는 의식을 안쪽으로 돌려서, 소리나 맛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무엇’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한 혜민 스님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본래 청정함을 잊지 말고, 더럽혀질 수 없는 그것을 체험해서 친구나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불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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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두런두런은 Do run Do learn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청년 불자들이 함께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면서 행하고 배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변 사람들과 불교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혜민 스님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불교 서적이나 템플스테이 상품권을 추천했다. 타 종교인이라도 절에서 하룻밤 머물고 가면 친 불교화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스스로의 수행을 깊게 할 것’을 꼽았다.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불자로서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포교라는 것이다.

절 안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청년 불자들도 있었다. 혜민 스님은 “내 마음을 돌아보는 수행을 하려고 절에 가는 건지, 절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외로움을 달래려고 하는 것인지를 파악하라”며 “부처님 법이 좋아서 가는 것이라면 마음이 힘든 순간순간이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스님들은 곧잘 ‘마음을 현재에 두라’고 말한다. 이에 청년 불자들은 이런 의문을 가졌다. “그럼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언제 세워? 계획은 필요 없는 거야?” 혜민 스님은 이 같은 질문에 “원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나’에 한정된 것이 아닌,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원을 세운다면 지금 하는 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견딜만해 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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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즉문즉설, 5자 토크 등 2030 특유의 열정과 자유분방함으로 유쾌하게 진행된 토크콘서트 두런두런 제1탄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기고야 막을 내렸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년 불자 8백여 명은 스님의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눈과 귀를,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혜민 스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청년 불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듯 혜민 스님은 팝송 ‘Perhaps Love’를 즉석해서 불러 폭발적인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아쉬운 토크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깜짝 손님으로 가수 아웃사이더가 출연해 ‘외톨이’ ‘주인공’ 등의 히트곡을 열창해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다가오는 2월과 3월에는 토크콘서트 두런두런 제2, 3탄으로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의 정목 스님과 ‘국민 멘토’ 법륜 스님이 각각 무대에 올라 청년 불자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혜민 스님이 답한 짧은 문답, 5자 토크를 소개한다.

Q. 출가를 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요.
A. 용.기.내.세.요

Q. 우리나라 잘 되겠죠?
A. 이.미.잘.돼.요

Q. 제일 좋아하는 경전은요?
A. 내.마.음.경.전

Q. 혜민스님의 꿈은?
A. 동.네.에.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