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이 개최한 제1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 5개국 석학들이 ‘삶, 죽음 그리고 공존(Life, Death and Inter-Living)’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인간과 뭇 생명들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생명의 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지난 8월 11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스코필드 강당에서 이 같은 학술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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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대에서 열린 '삶, 죽음 그리고 공존' 학술대회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과학과 불교적 생명존중’에 대해 발제했다. 우 교수는 “우리사회에서 나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생명연장·젊음 강조’와 관련된 산업이 표면적으로는 생명존중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근거한 ‘생명집착’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첨단생명과학기술은 ‘욕망 충족’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시대적 가치를 대표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생명존중과는 동일 선상에서 만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불교인이라면 한 생명체의 역사 속에서 꽃 핀 하나의 우주가 소멸하는 것으로 죽음을 대하며 이 소멸이 또 다른 우주를 꽃 피게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이 공유될 때, 우리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안락사, 과도한 생명연장 치료, 임신중절, 사형제도 등에 대한 진지하고도 충만한 논의가 이뤄지며 바람직한 생명윤리 확보나 제도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익 위덕대 교수는 ‘생사에 대한 불교의 신념’을 주제로 발표했다. 장 교수는 “불교에서는 생·사의 원인으로 자아에 집착하는 무명을 꼽는다. 자아에 집착해 생과 사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무아의 생태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며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생사를 해탈하고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열반에 이르게 된다”고 불교의 생명관을 소개했다.

장 교수는 이어 “생사에 머물지 않는 나의 본질적인 생명은 붓다의 영원한 생명이 되며 이것이 불교인들이 신념하는 목표인 영원한 생명의 실상이다”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영원한 생명의 세계에 대한 자각과 신념은 우리들에게 영원한 삶을 향한 수행에의 노력을 재촉한다”며 “영원한 삶을 영위하는 것보다 그런 삶을 향한 끊임없는 자각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존 두얼리 교수(캐나다 칼튼대)가 ‘죽음의 심포지엄’을 주제로 발표했고, 헤이드 레간저 크로스태드 교수(노르웨이 신학교)가 ‘노르웨이 종교교육 커리큘럼에서의 죽음’을, 잡 코잠타담 교수(인도 즈나나디파 비드야대)가 ‘삶 이후의 삶’을 발제했다. 아키라 고토 교수(일본 난잔대)는 ‘바다, 비옥함의 기원인가 악마인가’를 주제로 2011 일본 쓰나미에 관련한 삶과 죽음에 대해 발표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인류의 공존에 대한 대안을 찾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