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복을 비는 것은 불자의 기도가 아닙니다. 내 생명에 넘쳐 흐르는 진리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40여년 간 화두를 참구해 온 혜담 스님이 삶의 갈림길에 섰을 때 비로소 알게 됐다는 기도에 관한 단상이다. 혜담 스님은 스승인 광덕 스님 반양사상의 정수가 기도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크게보기광덕 스님의 법문 중 기도에 관한 내용을 가려 뽑아 정리한 책『행복을 창조하는 기도』를 통해서다.

혜담 스님은 “반야사상의 진수가 기도라고 하면 놀라는 분이 많다”며 “신 또는 신적인 대상에게 무엇인가를 간청하는 기도가 사실 불교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야사상의 진수인 기도는 어떤 기도일까

혜담 스님은 “내 생명에 부처님의 무량공덕생명이 넘쳐나고 있고 그것이 지금 나의 현실이라는 것을 깊이 믿어야 한다”며 “완전한 진리가 나의 생활에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불자의 기도”라고 역설했다.

혜담 스님은 또 “단순히 복을 빈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행복해지고 싶다면 기도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기도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책에는 기도의 방법, 기도와 행복창조와의 관계를 광덕 스님의 법문을 바탕으로 명확히 제시해 누구나 행복을 찾는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왜 기도를 하면 성취하는 사람이 있고 성취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광적 스님은 ‘감사, 찬탄, 나눔’을 가슴에 품고 기도할 것을 강조하며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기도만이 성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옛 조사들은 ‘장공흘주에 이공취, 술은 장서방이 마셨는데 취하기는 이서방이 취했다’고 했습니다. 본래 하나의 진리로 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미워하면서 잘 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제 몸뚱이 한 군데를 찍으면서 건강하게 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행복하고 다른 사람이 행복하게 해달라고 해야 내가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건강해야 내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는 기도, 복을 빌기만 하는 기도가 아니라 복된 존재임을 알게 되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임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행복을 창조하는 기도』는 기복을 한국불교의 기도 풍토를 변화시키고 갈등과 대립속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행복 창조의 법칙을 선사해 줄 것이다.

혜담 엮음/ 불광출판사/ 256쪽/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