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190회 중앙종회 임시회가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 서리 정안 스님 임명동의의 건을 처리하고 첫 날 회의를 종료했다. 중앙종회의원들은 6월 21일 오후 속개된 임시회 첫 날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호법부장 서리 임명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백양사 도박사건 이후 호법부장 서리 체제로 유지됐던 호법부 기능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법부장 임명동의안에 앞서 중앙종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동의를 통해 중앙종회의의원 징계를 가능하게 한 ‘중앙종회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중앙종회는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등의 자격을 법계로 규정토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 종헌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교구종회 정상화를 위해 마련된 수정안은 교구본사 주지들의 입장 개진과 각 교구 현실 등을 이유로 원안대로 존치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임시회에서는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자격 관련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문호확대 촉구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일운 스님은 “자격 요건을 법계 종사 이상 비구가 아닌 비구니까지 포함한 승려로 확대해야 한다. 이것이 더 큰 쇄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환 스님도 “법규위원 자리 하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격요건을 확대해도 하루 아침에 생각없이 비구니 스님들이 원장 선거에 출마할 사람은 없다”며 “모든 것을 오픈해 달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억눌린 감정의 표출”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덕 스님은 “비구 중앙종회의원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비구니 스님들의 선거권 확대보다 교육원장, 포교원장 자리를 줄 테니 먹고 떨어지라는 숨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불교가 처음 생겼을 때 포교원장, 교육원장 자리가 있었나. 비구니 스님 권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종헌종법제개정특위 위원장 법안 스님은 “비구니 스님들 참정권 문제 등 전반적인 상황을 논의할 수 있는 공청회 자리 등을 마련해 심도 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달리 현근 스님은 “솔직히 비구니 스님들이 참정권 개선 등에 대해 강력한 열의가 없는 것 같다. 더 핍박을 받아야 열의가 생길지 모르지만 자신들이 악을 쓰지 않는다. 언제 다시 종헌 개정을 논의할지 모른다. 이번 기회에 비구니 스님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 한다”며 종헌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종헌 개정안 및 호법부장 임명동의안 등을 통과한 중앙종회는 6월 22일 오전 10시 임시회를 속개해 ‘종법 제개정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임시회에서는 조계종 총무원 측에서 부의한 △종무원법 개정안 △사찰운영위원회법 개정안 △사찰예산회계법 제정안 △예산회계법 개정안 등 이른 바 ‘쇄신 입법’처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임시회에서 이월된 △선거법 제정안 △산중총회법 개정안 △법인법 제정안 처리 결과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