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천은사 손해배상 소송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한다. 조계종 문화재보유사찰위원회(위원장 종삼 스님)는 6월 13일 입장문을 통해 “광주지법순천지원 민사합의 1부의 판결은 문화재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지리산관광도로의 개설경위 및 이용자들의 이용목적 등을 고려하지 않는 판결로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민사부(박범석 부장판사)는 지난 6월1일 강 모씨 등 74명이 지리산 천은사와 전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재판에서 “피고 천은사와 전남도는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에게 각자 문화재 관람료 1600원과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천은사 경내를 관람하지 않고 단순히 지방도 861호를 이용해 통행하는 관광객들에게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문화재보유사찰위원회는 “천은사 문화재관람료는 문화재보호법에 의거 합법적으로 징수하고 있다”며 “지리산을 친환경적으로 보전하고 천은사의 문화 환경을 진정으로 살리고 싶다면, 오히려 정부가 현재의 지리산 일주관광도로를 폐지하고 원상회복해 사찰에 반환하거나, 천은사 주차장에서 시암재까지 친환경 셔틀버스 운행 방법 등의 제도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또 “지리산 천은사는 국보 보물을 보유하고 있고 천은사 일원이 문화재(전라남도 문화재자료)이다. 그러므로 이곳은 통행이 아닌 관람으로 봐야 한다는 법률적 판단이 이미 있었다”며 “구례-시암재-성삼재－정령치(산내면)－남원(인월)을 잇는 861번 지방도 지리산 구간은 엄격히 말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주민들의 통행기능을 하거나, 생산현장과 소비지를 연결하여 주민들에게 생필품이나 자원을 전달하는 산업혈맥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도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제49조 2항에 따르면 해당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정한다고 되어 있다. 관람료 명칭뿐만 아니라 금액 ,징수위치, 사용내역 등에 관해 포괄적으로 국가법으로 규제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위원회는 “이러한 사실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지리산 천은사를 탐방하는 분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종단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천은사 역시 지역주민과의 협력활동 환경단체와의 친환경프로그램 운영 지리산 살리기 활동 등 공익적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