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후보자 자격을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법일 스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부장판사 성낙송)는 6월 1일 법일 스님이 조계종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수용했다.

재판부는 “법일 스님은 승려법에 따라 승려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조계종이 이를 부정하면서 승적을 삭제했다. 위법한 승적 삭제를 근거로 법일 스님을 제외한 채 선거를 진행, 무투표로 중앙종회의원 당선인을 결정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은해사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장적 덕조 스님의 당선도 무효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무효로 볼 수 있는 당선인 결정으로 장적 스님 등 2명이 현재 중앙종회의원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당선인 결정의 효력을 정지할 필요성도 소명 된다"고 밝혔다.

법일 스님은 2010년 10월 실시된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중앙선관위 후보자격 심사에서 구족계 자격을 받지 않았다는 판결로 후보자격을 상실했다. 이후 법일 스님은 법규위원회와 호계원 제소를 통해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 재선거가 결정됐지만, 총무원 총무부는 수계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족계 기록을 삭제, 은해사 교구선관위가 총무원 행정조치를 근거로 후보자격을 박탈하자 법일 스님은 조계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