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향후 대선정국에서 불교계 지지를 이끌어 낼 계기를 마련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28일 선거유세를 잠시 중단하고 조계사에서 봉행된 진제 대종사 종정 추대식에서 참석하는 등 불교계에 공을 들였다. 연말 대선까지 내다본 박 위원장의 판단이 빛이 난 것이다.

조계종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불참으로 정치인의 헌사 낭독을 생략하려 했지만 종정 스님의 간곡한 당부로 박근혜 위원장이 헌사를 낭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유세를 이유로 종정 추대식에 참석하지 않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달리 박 위원장은 불교계 장자종단인 조계종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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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조계사에서 봉행된 종정추대식에 참석해 헌사를 올리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불교계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음에 따라 향후 대선정국에서 불교계 지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참여해 논란이 일었던 MB계 주호영 의원이 대구 수성구을에서 당선됨에 따라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을 도와 부산 텃밭을 지켜내는데 일조를 한 김무성 의원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교계 몫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김장실 전 예술의전당 사장도 정치권과 불교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서울 광진구을에서 4선에 성공한 추미애 의원, 제주시갑에서 3선에 성공한 강창일 의원 등이 불교계와 정치권을 잇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불교 대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았던 최재천 당선자, 송영선 새누리당 의원과의 승부에서 승리한 경기남양주시갑 최재성 의원도 기대된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누르고 충청의 새맹주로 자리매김한 이해찬 국무총리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 전 총리는 (사)운암김성숙선생(태허스님)기념사업회 3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등을 통해 조계종과 관계를 맺어온 박영선 의원도 불교계 통로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반면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전사법)개정 등에 나섰던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기 광명을에서 4선 도전에 실패했다.

또 ‘진짜 보수’를 자칭하며 국회입성을 노렸던 국민생각 박세일 후보도 서초갑에서 3위로 선거를 마감했다. 국민생각은 정당해산까지 고려해야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친 불교계 인사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으로 총선 실무를 담당했던 박선숙 의원도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는 등 기존 친 불교 정치인들은 중앙무대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