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학생 징계와 관련 대학과 학생 측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중앙종회 교육분과위원회(위원장 법안 스님)는 3월 23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제6차 회의를 개최해 양 측으로 부터 입장을 청취했다.

대학 측에서는 정각원 교법사 제정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윤재웅 동국대 전략홍보실장, 변민우 학생서비스팀장이, 학생 측에서는 최장훈 총학생회장(정치외교 4년)과 김예은 학생(영어영문학 2년) 등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최장훈 군은 교육분과 위원들에게 학문구조개편안의 문제점, 총장실 점거, 팔정도 폭력사건 등 사태 전반을 설명했다.

최 군은 “위원스님들에게 학교가 징계를 철회하고 학생 자치권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질의응답을 하면서 스님들이 한신대 등 외부 대학생들의 농성 참여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스님들에게 한신대 등 외부 학생들이 종교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 대학 측 입장을 피력한 윤재웅 실장은 “경위를 떠나 대학 내부의 일로 종단에 심려를 끼쳐드려 민망하다”며 “스님들께서 일반 학생 신분이 아닌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실무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학교에서도 이들 학생들이 무기정학 기간 동안 자숙하고 대학 측과 많은 의견을 교환하면 수개월 내 징계 완화를 검토할 수 있지만 계속 부당징계라고 주장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징계 수위에 대한 문제는 제기할 수 있지만 징계자체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재심에서도 퇴학 징계를 받은 A 학생의 경우는 대학이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에서는 총학생회 조직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의도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최장훈 군은 지난해 연말 팔정도 천막 철거 당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중앙종회 측에 제출했다. 동영상에서는 철거 당시 직원들의 욕설과 이에 대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철거에 나선 동국대의 한 교직원은 “30년 교직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민주화 시대에도 이런 일이 없었다”며 학생들에게 욕설을 가했다. 하지만 동영상은 교직원들의 사진촬영 저지로 인해 폭력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