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군이 지리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자로 선정된다 해도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환경위원회, 화엄사 구레군, 관련 환경(시민)단체와 함께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마련해 환경부에 대안을 제시 하겠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부장 혜경 스님)가 화엄사 토지사용 신청 승인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3월 23일 오후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스님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3층 사회부장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종무회의에서 의결한 화엄사 토지신청 승인은 시범사업 신청서 작성 목적에 한정하고,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았을 경우 승인을 무효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부는 또 “공론의 장을 통해 정리된 종단 입장이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시범사업 선정 종료일인 오는 6월 30일까지 반영되지 않을 경우 구레군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해 반대와 후속조치(토지사용 승낙 취소)를 행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시범사업을 신청한 곳은 구레군을 포함 총 7지자체.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시범사업 신청을 3월 23일까지 접수, 오는 6월 30일까지 시범사업 지자체를 선정한다.

혜경 스님은 “비록 환경위원회 위원들이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총무원장 스님께서 사퇴를 반려했다”며 “6월말까지 환경위원회 등과 함께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환경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화엄사 현장조사를 하지 못한 것은 실무적 착오일 뿐 일부에서 주장하듯 고의적으로 환경위원회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토지 임대와 관련한 주무부서는 재무부이다. 사회부는 재무부의 협조요청에 따라 자체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환경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건부 승인’을 결의한 것에 대해 혜경 스님은 “종무회의는 상정된 안건에 대해 ‘승인’ ‘부결’ ‘보류’ 중 하나를 선택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에 종무회의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조건부 승인을 결의했다. 사업선정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종단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계에서는 “환경위원회,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이 ‘조건부 승인’이라는 애매한 단서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고자한다”며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환경위원회 위원들이 사퇴를 한 상황에서 어떻게 공론을 모을지 의문이다. 종단은 비난을 면할 안전장치를 마련했고, 이래저래 시범사업을 신청한 구레군만 핸디캡을 안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이번 종단의 화엄사 토지승낙 신청 승인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