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범어사 주지선거를 둘러싼 돈봉투 사건 등 종단 현안문제와 관련해 2월 1일 오전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국민 사과와 제도보완 등의 종단의 입장을 정리했다.

‘종단 현안 관련 긴급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총무원장이 소집한 이날 회의에는 종단의 각급 기관장과 실무책임자들이 망라해 참석, 현 종단 집행부가 최근의 현안사태를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간담회와 관련 조계종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최근 특정 교구본사에서 주지 소임 선출과 관련한 비법적인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언론에까지 보도되는 상황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에 긴급 간담회의 논의를 거쳐 다음과 같은 강력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최근 종단의 특정교구본사 주지 소임 선출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보도내용에 대해 불자와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종단의 호법부를 통해 제보사항과 보도내용에 대해 신속하고 엄중하게 조사하여 의법 처리해야 할 것과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선거 이후라도 당선무효 시키는 등 강력 처벌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종단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해당 교구선거관리위원회는 여법한 산중총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할 것, 중앙종회는 종단 공직자 선출제도와 관련하여 공영제 도입 등의 방법 보완과 불법행위 엄중 처벌 등의 내용을 강화하여 오는 3월 임시중앙종회에서 산중총회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교계 일각에서는 종단집행부의 대국민 약속을 일단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위기상황을 모면하고 보자는 국면전환 내지는 시간벌기 용 제스처일 가능성에도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단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 무엇이 잘못인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강력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는 촉구식의 결의를 하고, 돈으로 표를 사겠다는 엄연한 범죄행위를 오랜 관행이라는 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후보등록 이전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안일한 시각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여 그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이날 종단 현안관련 긴급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총 27명의 스님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는 ▲기관장: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호계원장 법등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 법규위원장 무상 스님, 중앙선관위원장 범여 스님,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원행 스님, 초심호계원장 세영 스님 ▲총무원 집행부: 기획실장 정만 스님, 호법부장 혜오 스님, 결사본부장 도법 스님, 종책특보단장 원담 스님, 결사위원장 심산 스님, 결사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 ▲중앙종회: 부의장 정문 스님, 총무분과위원장 주경 스님, 재정분과위원장 성직 스님, 사회분과위원장 대오 스님, 교육분과위원장 및 종헌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법안 스님, 포교분과위원장 정범 스님, 비구니 종회의원 대표 일운 스님 ▲종책모임: 지홍 스님, 장적 스님, 범해 스님, 원경 스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