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와 환경,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릉과 문화재를 보유한 흥천사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해치는 건축행위는 따라서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조선 최초의 왕릉이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 태조 이성계의 비 신덕왕후의 능인 정릉과 정릉의 능침사찰로 지어진 흥천사 문화유산과 자연 및 수행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불교계와 문화재지킴이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정릉을 사랑하는 모임(정사모)가 손을 맞잡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세계문화유산과 흥천사 등의 문화재를 지키겠다는 이들 단체들은 1월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흥천사와 정릉 사이에 있는 정릉제6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의 문화재 현상변경심의 심의를 앞두고 10일 오후 2시 긴급히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결사저지 천명 및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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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정릉과 흥천사 문화재 및 문화재 환경, 자연환경, 수행환경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밝히고 있다.

흥천사 주지 정념스님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사적 제208호 정릉과 서울시유형문화재 제66호와 제67호로 지정된 흥천사 주변에 고층 아파트를 건립하려는 삼성건설의 정릉 제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상변경 시도를 비판하고,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현상변경을 승인할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흥천사 주지 정념 스님은 “정릉제6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011년 10월 20일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설립무효확인 판결을 선고받아 이 사업을 추진할 조합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받았으며, 나아가 위 조합이 시도한 2009년 12월 31일자, 2010년 3월 3일자, 2010년 7월 2일자, 2010년 11월 30일자, 2011년 3월 3일자, 2011년 7월 12일자 조합설립 인가추진행위는 모두 무효임을 판결받아 더 이상 사업을 추지하거나 정릉제6구역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데도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현상변경 심의를 벌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만일 현상변경 심의가 통과될 경우 나의 모든 것을 걸고 결사저지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미 이같은 의견을 1월 9일 문화재청 및 문화재사적분과와 세계유산 분과에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힌 정념 스님은 “총 19개동 752세대가 입주하는 대단위 아파트 공사를 서울시 지정문화재 제66호 흥천사 극락보전 및 제67호 명부전으로부터 불과 70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문화재보호구역의 제한을 훨씬 초과하는 12층 높이(36미터)로 주친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념 스님은 이어 만일 현상변경이 통과된다면 우리 스스로 세계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는 것이며, 흥천사의 문화재인 극락보전과 명부전 등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각종 목조건축물은 균열과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이어 “이 문제와 관련 종단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에 종단적 차원의 대응을 요청하는 공문을 9일 접수했다”고 밝혀 심의가 통과될 경우 문화관련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 주민은 물론 조계종, 나아가 범불교차원의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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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이 정릉과 흥천사는 연계된 문화유적이며, 이 사이에 대형 건축행위가 추진될 경우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도 “흥천사는 조선 최초의 왕릉인 정릉을 위해 지어진 능침사찰로 정릉과 흥천사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정릉과 흥천사 사이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를 건축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고 부끄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평우 소장은 이어 “이번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정릉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유네스코에 정릉 주변 건축행위를 실사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현상변경을 승인한다면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취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황평우 소장은 또 “조계종은 흥천사와 정릉은 물론, 세종대왕릉인 영릉과 신륵사, 강남의 선정릉과 봉은사, 융건릉과 용주사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과 연계된 사찰들을 살아 있는 세계문화유산(Living Heritage)로 등재하는 것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