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원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빠알리 삼장의 한글완역 염원이 지난 11월 1일 <맛지마 니까야> 한글본 4권이 출간되면서 마침내 성취됐다.

빠알리 니까야의 네 번째인 ‘앙굿따라 니까야’를 교계 최초로 지난 2006~2007년에 총 여섯 권으로 번역하였고, 4부 니까야 이해의 노둣돌인 <청정도론>을 2004년에 모두 3권으로 번역하여 제13회 행원문화상을 받았던 초기불전연구원 원장 대림 스님이 이번에 <맛지마 니까야>를 전체 4권으로 번역․출간한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스님이 번역 4권으로 펴낸 <맛지마 니까야>(Majjhima Nikāya)는 ‘중간 길이로 설하신 경(中部)’로서, 이미 각묵 스님이 완역·출간한 <디가 니까야>(2006년, 장부) <상윳따 니까야>(2009년, 상응부), 그리고 대림 스님이 번역한 <앙굿따라 니까야>(2007년, 증지부) 등과 함께 ‘4부 니까야’를 모두 번역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두 스님이 번역 출간한 4부 니까야의 총 분량은 19권에 달한다.

10년 전 초기불전연구원을 설립한 이래 두 스님이 걸어온 역경의 길에 한국 불교계는 대림, 각묵 두 스님이야말로 ‘한국의 구마라집’ 또는 ‘한국의 현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두 스님의 4부 니까야 완역으로 인해 부처님의 생생한 원음이 확산되면서 한문경전 전통의 한국불교에는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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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니까야를 완역 출간하는 대불사를 성취한 두 주역, 각묵스님(왼쪽)과 대림스님.

<맛지마 니까야>를 번역 출간한 대림 스님은 11월 6일 기자들과 만나 “<맛지마 니까야>는 부처님의 최초기 가르침을 고스란히 간직한 빠알리 경장(니까야) 가운데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 가운데 그 길이가 중간정도인 경 15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수행에 요긴한 가르침을 많이 담고 있어 수행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경”이라고 소개했다.

대림 스님은 “<맛지마 니까야>의 불교수행의 요긴한 가르침을 총 2900여 쪽에 3200개에 달하는 주해를 달면서 번역하였기 때문에 한국불교사에 길이 남을 의미 있는 불사라고 확신한다”고 자부했다. <맛지마 니까야>는 전통적으로 세 권으로 편집·전승돼 제1권에는 M1~M50의 50개 경, 제2권에는 M51~M100까지의 50개 경, 제3권에 M101~152의 52개의 경이 편집되었지만, 이번 번역본은 방대한 양의 주석이 달리면서 각 권의 분량이 크게 늘어나 1권에 M1~M30, 2권에 M31~M70, 3권에 M71~M110까지를 넣고 4권에서 M111~M152까지 42개 경을 편성하는 방식을 취했다.

대림 스님의 이번 출간본의 특징은 <청정도론> 등 주석서를 참조해 상좌부의 전통견해를 계승해 번역한 점이다. 스님은 "주석서를 참고해 니까야를 번역하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있을 수 있지만, <청정도론> 등 역대 논사들의 주석서를 참고하지 않고 <맛지마 니까야>의 152개 경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번역을 해본 사람들은 다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묵 스님은 이번 4부 니까야 완역과 관련해 “저와 대림 스님은 번역을 했을 뿐, 나머지는 황경환 울산불교방송 사장을 비롯한 후원회원들, 카페의 회원들의 성원이 있어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4부 니까야의 한글완역이라는 대불사를 이뤄낸 초기불전연구원은 빠알리 삼장의 한글완역을 목표로 지난 2002년 설립돼 지금까지 총 24권의 번역서를 출간했으며, ‘빠알리 삼장 역경불사 3차 5개년 계획’에 따라 현재 <율장(위나야 삐따까)> 전5권 완역 출간과 <논장(아비담마 삐따까)> 전7권 완역 출간 및, <빠알리-한글 술어사전>과 <빠알리-한글 대사전>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편 초기불전연구원은 오는 11월 18일 오후 2시부터 ‘4부 니까야 완역 봉헌법회’를 서울 강남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봉은사 앞)에서 연다. 이날 법회에는 식전행사로 각묵스님(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의 ‘초기불교는 한국불교에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이 열린다. 문의: 055) 321-8579

크게보기*<맛지마 니까야> 역자 대림 스님은?

경남 함안 생. 1983년 세등선원 수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사미니계 수지. 1988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 수지. 봉녕사 승가대학 졸. 인도 뿌나 대학교 산스끄리뜨어과에서 석사학위 취득. 2001년 ‘빠라맛타만주사의 혜품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 취득. 3년간 미얀마에서 아비담마 수학. 현재 초기불전연구원 원장 소임을 맡아 삼장 번역불사에 몰두하고 있음. <청정도론>을 번역한 공으로 2004년 제13회 행원문화상 역경상 수상.

역서로 <염수경(상응부 느낌상응)>(1996),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2003, 개정판 3쇄 2011), <청정도론>(전3권, 2004. 4쇄 2012), <앙굿따라 니까야>(전6권 2006~200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