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위원회(1심)에서 멸빈 판결을 받은 전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의 문도(제자)들이 호법원(2심) 심리를 앞두고 스승인 운산 스님과 현 총무원장 인공 스님, 종단의 어른스님들, 호법원장 운곡 스님과 호법위원들에게 보내는 공개 호소문을 발표했다.

운산 스님의 문도들은 호소문에서 “종단과 개인을 위하여, 그리고 종단 안팎의 따가운 여론을 바로잡기 위하여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승 운산 스님에게 “재임 중 잘못에 대해 여러 방법으로 참회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한 번 더 참회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개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총무원장 인공 스님에게 “옛 정을 생각해 원형이정으로 문제를 푸는 길을 모색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50년 지기와 화해를 했던 그 마음으로 다시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운산스님은 천중사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하고 동방불교대학을 천중사로 옮겨가는 문제와 전승관 나머지공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묘한 접점을 가지고 있는 대학원대학교 문제도 머리를 맞대면 풀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단의 어른 스님들에게는 “종단의 현 문제를 다시 한 번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종도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모든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전문가들이 배석한 가운데 하나하나 낱낱이 따져서 해결의 방법을 찾는 것이 다툼의 소용돌이와 퇴보의 상태를 벗어나는 좋은 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호법원장 운곡 스님에게는 “심리절차에서 전 원장스님의 진술을 차분히 받으시고 종헌 종법에 따라 심리하시되 과실보다는 공덕을 더 살피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더 살피시는 덕을 베풀어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초심위원회 심판을 앞두고) 문도회의 일원에게도 초심위원장 등이 전화를 걸어 ‘문도들이 총무원과 초심위원회를 방문해서 총무원장과 종회의장 등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데모형식으로 제기해주면 그것을 빌미로 심리를 연기하겠다’ 한 바 있다”고 공개하고 “그 말을 들은 저희는 정상적인 심리가 진행되도록 협조하고 조용히 있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을 모아 지금까지 지켜보았던 것”이라고 밝혀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운산 스님 문도들의 호소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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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법체청안하신 가운데 불사 원만히 성취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저희들은 총무원장을 역임한 운산스님의 문도들입니다.

저희는 스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로서 저희 스님과 종단의 어른 스님들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수행과 전법에 바쁘신 어른 스님들께 어지러운 글을 올려 송구하오나 보다 더 심사숙고하여 종단과 개인을 위하여 그리고 종단 안팎의 따가운 여론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어른 스님들께서 바르게 하여주시기를 간절히 청원하는 바입니다.

1. 먼저 저희 스승이신 전 원장스님께 올립니다.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여러 방법으로 재임 중 잘못에 관해 참회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참회하시고, 종단 호법원의 심리에 적극적으로 임하시고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개진하여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2. 현 총무원장 스님께 올립니다.

다시 한 번 옛 정을 생각하셔서 원형이정으로 문제를 푸는 길을 모색해주시기를 간절히 청원 올립니다. 그리고 운산스님은 검찰의 무혐의가 떨어졌을 때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종단이 이래서는 안된다고 화해를 제안하셔서 연등축제 전날 화해의 악수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전해 듣고 매우 기뻐하고 안도하며 주위에 그 사실을 전했었는데 며칠 뒤 항소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사실관계에 대해 저희가 잘못 알고 있으면 바로잡아주시고 50년 지기와 화해를 하신 그 마음으로 다시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를 거듭 청원드립니다. 운산스님은 천중사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하시고 동방불교대학을 천중사로 옮겨가는 문제와 전승관 나머지공사를 제안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묘한 접점을 가지고 있는 대학원대학교 문제도 머리를 맞대면 풀어지지 않겠습니까?

3. 종단의 어른 스님들께 올립니다.

지금의 방향은 안에서 보나 밖에서 보아도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서 종도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종도들은 무슨 일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잘못되었나 하면서도 자료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확실하게 알고 대응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 설명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그리고 설명을 듣는 입장에 따라 똑같은 일도 정반대의 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모든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전문가들이 배석한 가운데 하나하나 낱낱이 따져서 해결의 방법을 찾는 것이 다툼의 소용돌이와 퇴보의 상태를 벗어나는 좋은 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 호법원장 스님과 위원스님들께 올립니다.

당연히 그러하시겠지만 하급심의 과정과 종헌종법을 세심하게 살펴서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여주시기를 간절히 청원 올립니다. 그리고 심리절차에서 전 원장스님의 진술을 차분히 받으시고 종헌 종법에 따라 심리하시되 과실보다는 공덕을 더 살피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더 살피시는 덕을 베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역사상 총무원장을 역임한 이가 징계를, 그것도 최악의 징계를 당하는 것은 그 본인의 일만이 아닌 우리 종단 구성원 모두의 일이라는 것이 역사의 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돌이켜 보면 스승으로 모시고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살펴보았을 때 안타까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30대부터 고희를 넘긴 지금까지도 오로지 총무원 또는 종단에 관한 비전을 생각하고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고민하는 외에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나 노후를 대비하는 모습 등 스스로를 위해서는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절에서나 총무원 주변에서 살펴볼 때에도 토요일 일요일 등 소위 빨간 날에도 쉬거나 개인 일을 하지 않고 틈만 나면 총무원에 나가고 종단을 위해 필요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을 만나서도 필요한 말만 하지 공양시간도 아껴 쓰느라 공양도 제대로 들지 않아서 상대방이 좀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고 할 정도로 오로지 종단만을 생각하며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면서 종도들의 숙원인 전통문화전승관과 총무원을 불이성법륜사에 종도들의 원력과 정부의 지원을 모아 건립하는 쾌거를 이룩하는 등의 불사를 통해 그냥 제2종단이 아니라 장자종단으로의 위상을 확보하는 걸음을 뗀 것으로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임기말년을 분규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내다 끝내 임기를 3개월여 앞두고 퇴임하였습니다. 스님은 설사 정책판단일지라도 임기중 일어난 종단의 재정문제는 모두 자신의 책임이므로 어른스님들과 종도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참회하는 한편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신이 주지로 있는 천중사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였으나 해결하지 못하고 뇌출혈로 쓰러져 다섯 달이 넘는 동안을 병상에 있었습니다.

저희는 총무원 쪽에 관한 관심을 끊고 종단의 원로로서 조용한 노후를 지내기를 간절히 축원하였는데 그러한 희망은 고사하고 급기야 검찰에 고소를 당하였으나 무혐의 판정을 받았습니다. 무혐의 판정을 받자마자 스님은 총무원측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고 현 원장스님과 화해의 악수를 서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무원측의 항소까지 하는 어려운 경우를 당하고 종단 내의 사법기관인 초심위원회에서 뜻밖에 최고형량에 해당하는 징계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놀랍고 안타까운 마음을 진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저희 문도된 입장에서 보면 위와 같이 생각할 지라도 객관적 혹은 반대의 주관적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볼 여지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전에는 몇 억이라는 말도 못해본 우리 종단에서 수십억, 백억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 수십억의 부채가 있다는 등의 문제와 관련한 입장차이로 50년 지기인 현 총무원장스님에 관한 두 차례의 탄핵움직임과 관련하여 생각할 때 평온한 마음으로 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옛말과 우리 종단의 종법에도 있듯이 공과 과가 함께 있을 때에는 공을 더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스님의 주장에 의하면 초심위원회의 징계 수위 뿐 아니라 징계 심의 과정과 종법 적용에도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도회의 일원에게도 초심위원장 등이 전화를 걸어 “문도들이 총무원과 초심위원회를 방문해서 총무원장과 종회의장 등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데모형식으로 제기해주면 그것을 빌미로 심리를 연기하겠다” 한 바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희는 정상적인 심리가 진행되도록 협조하고 조용히 있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을 모아 지금까지 지켜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초심에서 뜻밖의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벌어져 이렇게 호소문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어른 스님들께서 저희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 드리고 법체청안하신 가운데 불사 원만히 성취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불기 2555년 9월 22일
운산화상 문도회원 일동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