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이 종정 도용 스님에게 사표를 제출, 전격 수리됐다.

천태종은 정산 스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 8월 16일자로 수리됐다고 17일 밝혔다. 정산 스님은 지난 2006년 4월 9일 14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으며, 2010년 3월 30일 열린 제86차 정기 종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의를 받아 연임돼 15대 총무원장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잔여임기는 2년 8개월이다.

정산 스님의 사직에 따라 천태종 총무원은 새 총무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총무원법 제12조와 13조에는 ‘총무원장 유고시에는 부원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원장 및 부원장의 유고시에는 조직순서에 따라 부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후임 총무원장 선출은 종헌 제55조에 따라 종의회의 동의를 거친 후 종정이 임명하게 된다.

지도력 한계설 등 돌아…차기원장 누구냐 이목 쏠려

<해설> 불교계의 주요종단인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의 돌연 사퇴는 최근 들어 “그만 두겠다”는 말을 공사석간에 자주 했었다는 천태종 일각의 전언에 비춰볼 때, 표면상 내세운 건상 상의 이유가 아닌 내부의 갈등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건강상의 이유는 최근까지도 종단의 공식행사에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올해가 중창조 상월 대조사의 탄신 100년 행사가 열리는 시기이며, 당장 이번 주말 단양에서 벌어지는 배구대회 등 종단의 큰 행사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종단 내에 모종의 돌출사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천태종 집행부는 현재 구인사에 모여 대책을 숙의하고 있으며 일체의 전화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18일 오후 현재까지 정산 총무원장의 사퇴 이유는 말 그대로 오리무중인 상태다.
천태종의 관계자들은 다만 “최근 들어서 그만두겠다는 소리가 자주 있었다. 밑(부장급 등 집행부)으로부터 좀 받친 것 같다. 원장 취임 이후 전임 원장(운덕 스님)하고도 갈등이 있었고, 아마도 총무원 집행부의 내부 관리를 좀 잘못해서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전임 원장과는 달리 본인의 카리스마 통하지 않으니까, 한계를 느껴 사표를 던진 것 같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전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정산 총무원장이 전임 총무원장 운덕 스님의 잔여임기를 채운 후 재임을 했어야 맞지만, 2005년 1월 달에 취임해 2006년 말에 물러난 전임원장의 잔여임기 2년 9개월을 마친 후 재선출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총무원장에 취임 후 4년 임기를 꼬박 채운 후 재임함으로써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점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잔여임기 수행 도중에 잔여임기 수행이 아닌 새로운 4년 임기 수행으로 법개정이 되었지만, 개정된 법의 시행은 소급적용이 아닌 다음 총무원장부터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워낙 강력한 종정 중심제의 체제이다 보니, 이런 부분이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종도들 사이에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지적이 물밑에서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총무원장 직무는 수석부장인 총무부장 무원 스님이 대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중창조 탄신 100년 행사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빈 총무원장 자리는 시급히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차기 원장이 누가 될 것이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감사원장 춘광스님, 전 총무부장 덕수 스님, 종회의장 도산 스님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차기 총무원장이 누가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종정 스님의 권한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는 점에서 볼 때, 의외의 젊은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