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보문동길이 지봉길로 변경된 것과 관련 이를 규탄하고 본래대로 환원시킬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운사길 복원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회장 민성진)는 7월 18일 성명을 발표해 보문사 길 복원을 성북구청과 행정안전부에 강하게 촉구했다. 보문사도 그동안 성북구청 앞에서 진행해오던 시위를 8월 3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로 자리를 옮겨, 독립운동가 단체들과 연합해 보문사길 환원을 위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는 7월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보문사길을 비롯한 전국 불교관련 도로명을 되찾을 때까지 항의시위를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는 성명을 통해 “언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1/2이상 동의를 받아 변경한 것인지 되물어보고 싶다”며 “종로구 창신동 골짜기 끝에 위치한 지봉 이수광 선생의 ‘비우당’을 인용해 도로명을 부여한 ‘지봉로’를 따 보문사길을 지봉로 19길로 부여한 까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는 이어 “보문사길이 삭제된 것은 1692년 조선 숙종 때 중건 된 보문사에서 유래한 보문동의 명칭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역사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일제 때 창씨개명을 강제로 요구한 행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하고 역사의 숨결이 묻어있는 도로명은 복원시키라”고 역설했다.

성명은 또 “보문로 복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족 문화를 말살하고 민족의 종교인 불교를 억압하는 정책으로 간주, 도로명을 되찾을 때까지 독립운동가 단체들과 연합해 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문사는 지난 1일부터 성북구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와 항의집회를 진행해 왔으며, 현재 인터넷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새 도로명 주소 사업 관련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자 기존의 지번 주소와 새 도로명 주소를 함께 쓸 수 있는 기간을 2013년 12월31일까지 연장했다.

다음은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의 성명서 전문.

-------------------------------------

“보문사길을 복원시켜라”

행정안전부(장관 맹형규)는 대한민국에 있는 불교관련 지명을 무더기로 삭제하는 일에 앞장을 서고 있으며, 반발이 일자 “도로명 부여는 해당지역 거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시군구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주민 1/2 이상의 동의를 받아 결정했다”는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다.

언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언제 1/2 이상 동의를 받아 결정을 했었냐고 되물어 보고 싶다.

1천년이 넘게 지속돼 온 불교관련 지명을 삭제하고 친일인사 인명이나 행적을 딴 도로명을 부여하는 것이 ‘새주소 사업’의 목적이란 말인가?

봉선사 스님으로 유일하게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하신 운암 김성숙(태허스님)선생이 살아계셨더라면 정부를 상대로 어떻게 하셨는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태허스님의 ‘나라사랑’ 하는 높은 뜻을 받들기 위해 (사)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는 전국의 불교관련 도로명을 되찾을 때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다.

종로구 창신동 골짜기 끝에 위치한 지봉 이수광 선생의 ‘비우당’을 인용하여 도로명을 부여한 ‘지봉로’를 왜 성북구까지 끌고가서 ‘보문사길’을 ‘지봉로 19길’로 부여했는지를 밝혀라.

성북구 일부가 종로구로 편입되는 것인지, 아니면 종로구에서 먼저 지봉로에서 분기되는 도로구간으로 해당 일련번호 부여를 하다보니 그렇게 부여를 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혀라.

지난 2009년 도로명 주소법 개정에 따라 1115년 창건된 보문사를 따서 부여된 ‘보문사길’이 어느날 ‘지봉로 19길’로 변경되었다.

이것은 담진국사가 창건하고 1692년 조선 숙종때 중건 된 보문사에서 유래한 보문동의 명칭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역사의 뿌리를 뒤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고, 일제때 우리민족을 강제로 창씨개명을 요구한 행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행위니 즉각 중단하고 역사의 숨결이 묻어 있는 도로명은 복원시켜라.

이것이 이루어지질 않을 시 우리 민족의 문화를 말살하고, 우리 민족의 종교인 불교를 억압하는 정책으로 간주하고 나라를 다시 찾는다는 마음으로 8.15 광복절을 기리며 독립운동가 단체들과 연합하여 대항한다는 것을 밝힌다.

2011. 7. 18
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회장 민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