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과 함께하는 수행모임 ‘단지불회’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로명주소 개편 작업’에서 불교지명을 찾아 없애버리고 있는 현 실태를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7월 7일 발표했다.

성명서 발표와 함께 명진 스님은 이 문제와 관련해 오는 7월 10일 월악산 보광암 법회에 이명박 정부의 현 실태에 대해 강하게 언급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단지불회는 성명서에서 “기존의 주소를 새 도로명 주소로 바꾼다면서 불교지명을 낱낱이 찾아 없앤 것은 불교 죽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화계사길, 도선사길, 보문사로 등의 지명이 없어졌고 전국적으로도 수백 개에 이른다고 하니 고유 지명에 대한 대량학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다음은 단지불회의 성명서 전문.

-----------------------------------
성 명 서

지명에는 민족의 역사와 선조들의 삶의 숨결이 배어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효율성만을 따져 기존의 주소를 새 도로명 주소로 바꾼다고 하면서 불교지명을 낱낱이 찾아 없애버린 것은 지난해 지도에서 사찰명을 없앴던 일과 연관 지워 볼 때 불교 죽이기의 입장이 한 치도 바뀌지 않고 지속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 결과 서울에서만도 화계사길, 도선사길, 보문로 등의 지명이 없어졌고,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도 수백 개에 달한다고 하니 주민들 입에 익은 고유의 지명에 대한 대량학살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행정안전부에서 시달한 <도로명주소 업무편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즉, “특정종교시설의 이름을 사용한 도로명은 부적절하다”는 지침이 원인인데,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온 불교와 불과 200년 남짓한 기독교를 단순 비교해서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일방적으로 불교명을 쓰지 말라는 지침과 다르지 않다.

이에 우리 단지불회에서는 현재 벌어지고 진행되고 있는 ‘도로명주소 개편 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기존주소와 새주소를 혼용해서 쓰는 2013년까지 조계종 혹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없어진 불교지명에 대한 조사작업에 착수해서 최종적으로 검토가 이루어진 후에 도로명주소를 확정해도 늦지 않다.

아울러 취임 전부터 ‘서울시 봉헌 발언’이나 ‘지도에서 사찰명 없애기’ 등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많은 사례로 불교계를 무시하는 일관된 태도를 취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2천만 불자와 양심적인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불기 2555(2011)년 7월 7일
명진스님과 함께하는 수행모임 단지불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