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주지 지선)는 임진왜란 당시 나라와 백성을 위해 결연히 일어났던 승군의 승장(僧將)으로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에 이안하고 수호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던 내장사 희묵(熙黙)스님과, 안의(安義)․손홍록(孫弘祿) 등 정읍 유생들을 위한 추모 다례재를 6월 25일 오전 10시 봉행한다.

조선왕조실록은 1973년 국보 지정을 거쳐 1997년 10월 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건국 이래 전주 경기전에 보관되던 이 실록은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으로 자칫 왜적의 손에 사라질 뻔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희묵스님을 비롯한 내장사의 승군들과 정읍 지역의 유생 및 백성들은 실록을 내장산에 이운하여 용굴암․․은봉암․비래암 등 내장사 산내암자에 1년 여 동안 봉안 호위했다. 이로써 실록은 오늘의 우리에게 잘 보존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희묵스님에 대해 현재 관련학계는 물론이고, 불교계에서조차 그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임진왜란 때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위해 일어선 의승군을 거론할 때는 물론이고, 조선왕조실록의 수호자로서 희묵스님의 역할과 의미를 선양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를 대중에게 알린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장사에서 최근 역사 속에 묻혀왔던 불교사의 재조명을 위해 희묵스님과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승군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장사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인이었던 조익의 문집에 나오는 희묵스님의 행적과 그의 충절에 감동하여 지은 시들을 주목하여 희묵스님의 역사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조선시대 대표적인 실학자 황윤석의 문집의 기록 등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의 내장산 이안과정 등을 재정리하고 있다.

앞으로 내장사는 이 다례제의 정례화를 통해 희묵스님과, 안의․ 손홍록으로 대표되는 정읍 지역 유생들을 추모함으로써 이들의 호국정신을 기려갈 예정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정읍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재정비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문의; 내장사 종무실 063)538-7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