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수사찰 강남 봉은사(주지 진화 스님)는 6월 8일 오전 10시 법왕루와 부도전 등에서 ‘영암당 임성대종사 열반 24주기 추모법회’를 봉행한다.

이날 추모법회는 주지 진화 스님과 문도대표이신 정담 스님의 인사말과 함께 다례재 봉행, 영암스님 부도전 참배 순으로 진행된다.

봉은사를 한국불교의 중흥도량으로 일궈주신 영암 스님께서는 두 번에 걸쳐 봉은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올곧고 엄격한 성격으로 계율을 엄격히 지키고 공과 사가 철저하시기로 정평이 나신 스님이었다.

특히, 1975년 봉은사 주지 재임 당시에는 도시개발 붐으로 사찰 토지의 대부분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 때 각고의 노력으로 잃었던 토지와 삼보정재(三寶淨財)를 되찾는 등 오늘날 봉은사 가람을 재건 수호하는데 커다란 공을 세웠다.

*영암당 임성대종사 행적기

70여성상을 오로지 수행정진과 봉불호사에 진력하여 한국불교계에 큰 귀감을 남긴 현대의 대선지식인 스님의 속성은 박씨요, 본관은 밀양이며, 본명은 기종, 법명은 임성, 영암은 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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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대종사 진영.

스님은 1907년 8월 10일 경상남도 울진군 중남면 교동리에서 아버지 박석순씨와 어머니 임봉필 여사 사이에서 삼남 삼녀 중 이남으로 태어났다. 백형은 기준, 계제는 기택, 여동생은 기분, 소분, 현주이다.

어려서부터 사서삼경 등 유학을 수학하였으나, 우연히 불서 중 영가선사의 <증도가>를 보다가 제행무상 일체공 즉시여래대원각이란 구절에 발심하여 1924년 통도사 주청담 스님에게 나아가 출가하고 구하당 천보화상에게서 사미계를 받아 득도했다.

1930년 통도사 불교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마친 스님은 1933년 월정사에서 방한암 대종사로부터 구족계와 보살계를 수지했다. 이 무렵 일본 유학을 권유받았으나 스님은 내 나라의 것도 다 배우지 못하였는데, 어찌 남의 나라의 것을 배우랴 하고 유학을 완곡하게 거절하였으니, 여기에서 스님의 나라 사랑과 배일정신을 엿볼 수 있다.

스님은 내 나라의 것 배우기에 힘쓸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불교를 아끼고 가꾸는 데도 남달랐다.

구족계를 받자 퇴락한 경북 울진 불영사의 주지를 맡아 가람을 일신중수하였고, 이청담 김자운 스님 등과 함께 삼년결사를 맺고 오후불식으로 천일의 정진을 성취하였으며, 1938년 월정사 재무에 취임하여서는 일인의 수탈로부터 사찰림을 수호하였고, 사무에 전념하는 한편 수행 또한 철저하여 1941년에는 종사법계를 받았다.

광복 후, 1946년에는 다시 총무를 맡아 해방 후의 혼란 속에서 본사로서의 사격을 정비하는데 공헌했다. 또한 1951년 울진 동림사와 1958년 울산 해남사, 백양사 포교사에 취임하여서는 종설겸통의 교화방편을 발휘하였을 뿐만 아니라 범패에 있어서도 일가를 이루었으니, 그 수기방편의 다양함을 이미 드러냈다. 특히 불교정화 이후에는 통도사 재무를 역임하였고, 이후 허강백 김자운 주지스님과 함께 해인사에 총림을 열고 강원을 개설하여 강원교육을 중흥하였으며, 1955년 1960년 두 차례에 걸쳐 해인사 총무에 취임하여서는 정화이념의 구현에 힘쓰는 한편 분배농지환수의 대법원 판결을 받아 잃었던 농지를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이 판례를 근거로 전국 사찰은 분배된 농지를 되찾게 되는 일대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전임주지의 거액부채를 청산하였으며, 해인대학에 무상 양도하였던 해인사 전임야 3,328정보와 농지 25,937평을 반환받아 해인총림의 초석을 다졌으며, 고려 팔만대장경 판각의 호국정신을 창달하는 팔만대장경정대불사를 창안 연례행사화하였고, 1965년에는 해인사 주지에 취임하여 법보종찰 해인사의 면모를 더욱 일신하였다.

1964년과 1976년에는 감찰원장과 규정원장에 취임하여 종단의 청규를 되살리고, 1967년과 1975년에는 총무원장직을 맡아 종무행정을 궤도에 올리고 종단의 오랜 부채를 정리하였으며, 1974년에는 중앙종회 의장과 1978년에는 원로회의 의장에 각각 추대되어 종단의 법등을 밝히는데 진력하였으며, 1980년에는 정화중흥회 의장으로 종단중흥의 대임을 수행하기도 했다.

1957년 해인대학 이사를 필두로 1967년과 1979년 동국학원 이사장에 취임, 종립학교 건학이념을 구현함으로써 이 나라 사학발전에 기여한 공로 또한 지대하여 1984년 동국대학교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민계도와 사회봉사에 헌신,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으로 1984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았다.

1979년에는 동국역경원장에 취임하여 세연이 다하기까지 재임하는 동안 역경원의 숙원이었던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를 설립하여 종단의 삼대사업의 하나인 역경 불사가 길이 지속되도록 기틀을 다졌다.

1975년에는 봉은사 주지에 취임하여 잃었던 경지 내 16,022평을 확보하고,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면서도 민간외교활동을 통하여 한국과 스리랑카간의 국교수립에도 큰 기여를 하였으며, 1980년에는 한일불교교류에 앞장서는 등 국제문화교류도 활발히 전개했다. 이와 같이 평생을 중생제도와 종단의 안정을 통한 불교발전에 헌신했다.

공사 구별이 엄격하고 청렴결백한 스님의 생활은 좌우명 십불지에서 엿볼 수 있으니 즉 간식, 차, 과일, 떡, 낮잠, 구경, 여행, 화초, 서화, 골동품 등을 모르는 것이 그것이다.

스님은 1987년 6월 3일 오전 7시 40분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수도산 봉은사에서 ‘법신본무생 사대원무실 색공무이도 청풍자거래’란 임종게를 남기고 목욕갱의한 다음 세수 81세, 법랍 64하를 일기로 단좌입적하니, <마음없는 마음>이라는 한 권의 어록을 남겨 자취를 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