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인들의 한국문화체험과 안정적인 거주정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천태종 다문화사찰 명락사(주지 무원스님)는 부처님오신날인 10일 봉축법회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의 다양한 종교인들을 초청해 부처님의 탄생을 함께 축하하며, 종교평화를 염원했다.

이날 법회에는 종교인평화공동체 백도웅 목사, 천주교 글라렛선교수도회 주낙길 수사, 원불교 김대선 교무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석하였고, 관악을 김희철 국회의원과 관악구의회 전익찬 의장 등의 지역인사 등 500여명의 신도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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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주낙길 수사, 최지훈 신부와 다양한 종교인이 함께 봉행한 불기 2555년 대한불교천태종 다문화사찰 명락사의 부처님 오신날 봉축대법회 모습.

다문화사찰 명락사는 지난해 11월 6일에도 ‘G20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기원 대법회’를 천주교, 기독교 등의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한 바 있다.

명락사 주지 무원 스님은 봉축법문에서 “이번 행사는 다양한 종교인들이 불교계 최대의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에 참석해 아기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을 축하하고, 우리나라 종교평화와 사회안정의 디딤돌이 되어 선진 대한민국을 이루고자 하는 국민적 염원을 공유하자는데 근본 취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무원 스님은 이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다문화사회에서 다종교인들이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종교평화와 사회안정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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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천태종 다문화사찰 명락사의 부처님오신날 봉축대법회에서 봉축법문을 하는 명락사 주지 무원스님.

이어 종교인평화공동체를 대표해 백도웅 목사는 “자신의 종교만 존중하고 타 종교를 지탄해서는 안 된다”며 “무원 스님으로부터 받은 자비, 나눔, 광명으로 행복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깊이 새겨듣고 있다”고 밝혔다. 주낙길 천주교 글라렛선교수도회 수사는 “수도원의 평범한 수사인 제가 부처님오신날을 함께 경축하게 돼 영광”이라며 봉축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김대선 원불교 문화사회부 교무부장은 “대문만복래, 문을 활짝 열면 복이 들어온다”며 “이렇게 모든 종교에게 문을 열고 함께 어우러진 부처님오신날, 여러분 모두가 부처님”이라고 축복의 말을 전했다.

몽골에서 온 오트라곤 바트씨는 다문화가족 대표로 발원문을 읽었다. 또박또박하지만 떨리는 발음으로 “머나먼 타국에서 생활하며 어려움이 많지만 부처님 은혜로 좋은 인연을 만났다”며 “다문화 가족이 새꿈을 만들어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명락사 주지 무원 스님(천태종 총무부장)의 부처님오신날 법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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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체중생의 무명을 밝히기 위해 부처님께서 대자대비와 지혜광명으로 이 땅 오신 뜻 깊은 날입니다. 오늘 봉행하는 봉축대법회에 왕림해주신 신도님과 불자님

그리고 동참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믿음과 신앙에 관계없이 부처님 오신 날을 함께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종교인평화공동체의 천주교 주낙길 수사님, 최지훈 신부님, 개신교 백도웅 목사님, 원불교 김대선 문화사회부장님, 그리고 안약천 장로님에게는 더욱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한다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자비이고 사랑인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항상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이 가득 차있지만 특히 오늘은 더욱 기분 좋은 날입니다. 부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오신 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냥 기분만 좋다고 해서는 아니 됩니다. 우리는 오늘 부처님께서 오신 크나큰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신 것처럼 불교는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부처라고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불교는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원래 우리 인간에게는 마음이라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부처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기 자신 마음의 부처 주인을 찾아보고, 살펴보고, 챙겨보는 날입니다. 또 자기 자신의 소리를 듣는 날, 마음과 소통하는 날입니다.

마침 이틀 전이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버이날 부모님을 찾아 뵙고 대화하고 소통했던 것처럼 내 마음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그 주인공을 찾아보는 날, 얼마나 슬펐고, 사랑했고, 미워하며 나눔과 베풂을 했는가?

그 수행을 점검하는 날이 오늘이며, 내 마음의 부처를 위한 연등을 밝히는 날. 그 것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의 진정한 의미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왓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천지사방으로 다 돌아다녀도 어디서도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것을 찾지 못하듯, 다른 사람에게도 자기 자신은 소중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라고 우리 중생들에게 간곡히 설파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같은 지구촌 울타리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서로서로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상생의 진리를 찾아서 실천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오늘부터는 부처님 품안에서 결코 슬프고, 아프거나 서로 아프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마음이 아파합니다. 그리고 계속 아프다고 말합니다. 이제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즐겁다고 말하게 됩니다. 또한 더 높은 진리를 찾아서 수행 정진해야 합니다. 참다운 진리를 참구하고 함께 할 때 대자연 태란습화의 사생자부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피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우리는 비움과 나눔으로써 살아보자고 서원하였습니다.

음식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며
의복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사람이며
탈것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며
등불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밝은 눈을 주는 사람이며
살집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이며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을 베푸는 사람은
남에게 윤회의 해탈을 주는 사람이다

라고 설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부처님같이 마음을 비우고 나눔으로써 동체대비의 보살도 수행을 정진해 갑시다. 마지막으로 오늘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우리 모두 성불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