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초대형 연등으로 만들어진 사천왕상의 등들도 차량이 통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웅장한 모습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흥인지문 뒤편으로 들어서니 역시 여기저기 바쁜 움직임들이 포착이 된다.

분장을 마친 고려의 왕과 왕비는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고 각각의 텐트 마다 맡은 역할에 따라 의상과 소품을 챙기기에 분주하다. 또 길 건너에서는 길놀이를 나서기 위해 흥겨운 장단을 맞추고 있는 농악대 한 무리가 분위기를 한껏 달구고 있다. 그야말로 국민축제가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오후 6시. 동대문 일대는 서서히 차량들이 차단이 되기 시작하고 벌써부터 자리를 잡은 도로변 시민들은 제등행렬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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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행렬을 준비하고 있는 취타대. 취타대가 행렬의 선두에 서게 된다.

차량대가 출발을 하고 그 뒤로 취타대가 연주와 함께 행진을 시작한다. 연변을 메우고 있던 시민들이 환호하기 시작을 한다. 그리고 뒤이어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아기 부처님을 태운 연이 수레로 만들어져 등장을 한다. 다시 그 뒤로 흥인지문 옆에서 대기하던 사천왕상의 연등들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을 한다. 사천왕상의 연등 뒤를 잇는 행렬이 나타나자 연변에 자리 잡던 군중들의 환호소리가 더욱 커지고 더욱 들떠있다.

승가대 스님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그 뒤로 동국대와 승가원을 비롯한 연등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선두를 좇아 종로4가 종묘 앞에 이르니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드디어 연등이 제 빛을 발한다. 손에 손 마다 들려진 연등도 아름답고 수레나 차량에 실린 거대한 연등도 화려하고 아름답다.

특히 깃털 마다 색깔을 바꾸며 번쩍거리던 연등은 그 아름다움을 넘어 신기할 정도로 느껴진다. 또 커다란 거북선 연등은 쉴 새 없이 연기를 뿜어내 구경 나온 어린이들에게 탄성을 연발하게 한다.

연등축제의 연등들도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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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에 참가한 사람들 하나 하나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표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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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환호를 많이 받은 거북선 연등. 입김까지 품어내니 더욱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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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어지면서 연등은 제 빛을 찾아간다. 연등행렬이 물결처럼 흐르는 종로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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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을 들고 축제에 참석한 외국인 부부. 이제 연등축제는 국민축제를 뛰어넘어 범세계적인 축제로 가고 있다.

다시 행렬을 따라 탑골공원 앞에 이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겹겹이 둘러싸인 인파 속으로 들어가 본다. 연등축제를 즐기는 인파들 속에서 다수의 외국인들이 보인다.

연등회가 국민축제에서 국제적인 축제로 격이 높고 커지고 있음을 느껴보는 순간이다. 연등을 들고 함께 거리를 누비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나온 외국인들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우리의 오랜 전통문화와 불교를 알리는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해본다.

행렬을 좇아 조계사 앞에 이른다. 무거운 용탈 속에 30여 명의 장정들이 들어가 힘차게 춤을 추며 들어서는 모습에서 생동감과 젊음의 아름다움도 느껴 본다. 또 예쁘게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들이 밝고 환한 모습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꽤 긴 거리를 걸어 왔음에도 명랑한 모습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