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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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정윤경 작가)

 무엇이 신성한 삶의 전부인가?

 아난다가 말했다.

 “사랑스러운 이와 우정을 쌓고, 

 사랑스러운 이와 어울리고, 

 사랑스러운 이와 가까이하는 것이 

 신성한 삶의 절반이다.”

 이에 부처님이 말씀했다.

 “아난다여, 그렇게 말하지 말라. 

 그것은 신성한 삶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이다. 

 사랑스러운 이에게 축복받은 사람은 

 진리가 아닌 것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랑스러운 이와 어울리는 것은 

 신성한 삶의 전부이다.”

                 -잡아함경

 사족; 아난다의 말 중에 ‘사랑스러운 이’는 어떤 존재일까? ‘진리의 길에 들어선 자’일 것이다. 물론 여기서는 출가 수행자를 뜻하겠지만 넓게 해석해 보면 보통 사람이라도 진리가 아닌 것에 매달리지 않는 자라면 ‘사랑스러운 이’가 아닐까 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사랑스러운 사람인가, 아니면 그 반대의 사람인가.

                               * * *

 눈, 귀, 코, 혀, 몸, 마음이 모든 것이다

 내가 그대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겠다. 

 잘 듣거라. 모든 것이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것, 귀로 들리는 소리, 코로 맡는 냄새, 

 혀로 느끼는 맛, 몸으로 느끼는 느낌, 

 마음으로 아는 관념이다. 이것이 모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 모든 것은 충분치 않다. 

 내가 또 다른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 사람은 가능하다고 믿을지 모르나 

 결코 또 다른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잡아함경

 사족; ‘안다고 하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과 동의어이다. 범부 중생이 안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아는 것을 빼고는 다 모르기 때문이다. 육안(肉眼)으로 보는 단계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을 얻게 되면 그때는 차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 * *

 불만과 탐욕을 버린 초원에서 서성거려라

 히말라야산맥에는 너무 황량해서

 건너기 어려운 땅이 있다.

 그곳에서는 원숭이도 사람도 살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원숭이는 살 수 있으나

 사람은 살 수 없는 땅도 있다.

 뿐만 아니라 히말라야산맥에는 

 아름다운 계곡이 있다.

 그곳에서는 원숭이와 사람이 함께 살 수 있다.

 계곡을 찾은 사냥꾼이 원숭이를 잡기 위해

 원숭이가 사는 나무 중간에 끈끈이 덫을 놓았다.

 호기심과 탐욕을 벗어나 원숭이는

 덫을 보자마자 멀리 물러 났다.

 그러나 어리석고 탐욕에 찬 원숭이는 덫으로 다가가

 한 발로 건드려 본다.

 원숭이의 한 발은 꼼짝없이 덫에 붙고 만다.

 원숭이는 다른 발로도 건드리지만 그 발마저 붙는다.

 이제 원숭이는 입을 사용한다.

 그러나 원숭이는 입도 덫에 걸려 몸의 다섯 부분이

 모두 붙어버린 원숭이는 누워서 울부짖는다.

 사냥꾼은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와 

 어리석고 탐욕에 찬 원숭이를 잡는다.

 잘못된 장소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이 잘못된 장소인가?

 다섯 감각기관의 쾌락에 빠져 있는 것과

 그 쾌락에 붙들려 있는 곳이 잘못된 장소이다.

 그러한 집착은 삶의 바른 경계를 벗어나게 한다.

 그대는 그대 자신의 장소, 너의 진실한 마음이 있는

 장소에서 서성거려야 한다.

 그대의 장소란 어디인가?

 청정하고, 깨어 있고, 열정이 깃든 초원이다.

 세상을 향한 불만과 탐욕을 버린 초원이다.

 그곳이 그대의 장소이며 그대의 본디 순수한 경계이다.

                                   -잡아함경

 사족; 나는 평삼심시도(平常心是道)란 말을 참 좋아한다. 평상(본래)의 마음이 도라는 뜻이다. 본래의 마음을 돌아가려면 집착이나 탐욕을 버리면 된다. 집착과 탐욕이란 티끌을 씻어버리면 본래의 청정한 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진실한 마음이 있는 장소를 벗어나 쾌락과 집착이 있는 잘못된 장소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 * *

 갈망을 물리칠 때 고요가 온다

 제스민이 오늘 신선한 꽃을 피웠네

 어제 시들은 꽃을 떨구고

 이와 같이 그대의 묵은 욕망과 증오를 떨구어라.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세상의 모든 갈망을 물리쳤으니

 그대는 자신의 고요를 알리라.

 스스로 깨어나 그대 자신을 보라

 신중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그대 자신을 지키고 행복하게 살라.

                   -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