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황해를 통해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관문입니다. 인천에서 오늘 밝혀지는 장엄등은 인천시민의 화합을 기도하는 등이며, 남북의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의 등, 그리고 전 세계인들의 평화와 공존을 기원하는 평화의 등입니다. 42만 인천 불자들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조계종 인천 사암연합회(회장 보광 스님·보각선원 주지)와 인천불교 총연합회(회장 일초 스님·자원사 주지)가 4월 25일 오후 7시 인천 시청 앞 분수대 광장에서 불기 2555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장엄등 점등 법회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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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중심광장에 등장한 봉축 장엄등.

이날 법회엔 연합회 소속 30여개 사암 소속 사부대중과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부처장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장엄등이 밝혀지는 자리를 지켰다. 쌀쌀한 날씨에도 신도들의 기도소리는 낭랑했고, 인천의 4개 사찰(인천불교회관‧보각선원‧법명사‧수미정사)의 연합 합창단이 빚어내는 선율은 어둑한 인천시청 앞 광장을 채웠다. 소속 종파와 사찰을 초월한 인천 불교의 한마당이었다.

인천 사암연합회장 보광 스님은 인사말씀에서 “인천의 중심 광장에 봉축 장엄등을 밝혀 시민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전하고 사부대중의 화합을 기원하며, 종교화합을 바탕으로 나라가 안정되기를 기도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인천시가 앞두고 있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모든 행사와 사업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시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천불교 총연합회장 일초 스님은 “이렇듯 장엄한 등을 인천시청 앞에 마련해주신 보광 스님 제하 사암연합회 사부대중에게 인천불교를 대표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멀리는 전 세계로부터 가까이로는 인천 불자들의 가슴 속에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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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등식에 앞서 사물놀이패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법회의 법문은 전 인천불교 총연합회장 선일 스님(법명사 주지)이 맡았다. 선일 스님은 “부처님은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빠진 세계를 구원하고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 마음의 지혜를 밝히는 길을 설파했다”면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자등명(自燈明)할 수 있는 길은 어리석은 정권과 민족문화를 홀대하는 세력에 대항하여 조계종이 주창한 5대 결사를 철저히 가슴 속에 새기는 길밖에 없다”고 법문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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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점등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도 참석, 사부대중의 큰 환영을 받았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많은 스님들과 불자님들의 노력으로 장엄하게 밝혀진 봉축등을 보니 탐진치(貪瞋癡) 속에 빠진 중생들을 구하려는 부처님의 마음을 대하는 듯하다”면서 “저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지혜와 자비를 갖추고 항상 정진하며 인천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장엄등이 점등된 후 이날 법회는 발원문 낭독, 사부대중의 탑돌이에 이어 축원과 사홍서원으로 마무리되었다.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던 길, 무명(無明)을 극복하고 정업(正業)을 발원하며, 시민들의 평화와 공동체의 통합을 기원하는 장엄등은 컴컴한 인천의 하늘을 외롭고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