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처벌받아야 할 것은 풍천리 주민들이 아니라 

홍천군수와 홍천경찰서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 풍천리를 그대로 두어라!

 홍천경찰서는 2024년 7월 15일 농성 중이던 홍천 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주민들을 강제 연행했습니다.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 중인 풍천리 양수발전소 문제로 몇 년째 갈등이 지속 되고 있었고, 주민들은 이를 해결을 위한 두 차례의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주민들은 이견 없는 합의를 위해 ‘만장일치토론회’를 제안했고 홍천군은 이를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을 공문으로 확인해주기로 했던 홍천군이 갑작스레 말을 바꾸어 ‘찬반토론회’를 통해 다수결로 정하자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주민들은 이러한 홍천군의 태도에 분노하여 군청에 남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신영재 군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10여명의 연로한 주민들이 지키고 있던 평화로운 농성장에 150여명의 진압경찰과 100여명의 공무원을 동원해 주민들을 연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20일 춘천지방법원은 농성에 함께한 주민들에게 각각 300에서 200만원 씩 총 1,8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주로 80대의 어르신들이 농성 중이었습니다. 이들을 연행하기 위해 150명의 경찰과 100여명의 공무원을 동원했습니다. 폭력적인 연행의 과정으로 몸에 멍이 들고, 연행 직후 압수수색영장 제시 없이 핸드폰과 소지품을 전원 압수당해 외부와 연락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렇게 연행하는 과정에서 미란다 고지를 듣지 못했던 주민들이 다수 있었다는 사실은 이 과정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불법적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행된 이들을 면회하러 간 가족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홍천경찰서는 정문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기동대를 동원하여 경찰서 출입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이는 용서할 수 없는 만행입니다.

주민들은 두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홍천군이 양수발전소를 백지화하면 어떤 법적 매몰 비용도 없을뿐더러 한수원과 맺은 MOU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홍천군은 그간 주민들에게 수많은 거짓말을 했고, 그런 거짓에 근거해 주민들의 삶의 근거지인 풍천리를 강제로 빼앗고 수몰시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삶의 근거지를 빼앗기고 고향을 잃고 쫓겨나야 하는 처지가 된 상황입니다. 주민의 공복이어야 할 군수가 주민들을 쫓아내고 주민들의 삶의 공간을 수몰시키려는 상황에서 주민은 당연히 따져 물어야 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요구들을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물음과 요구에 응하지 않고 피해만 다니던 신영재 군수는 공권력을 불법적으로 동원하여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공복으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저버린 배은망덕한 처사입니다.

홍천경찰서와 홍천군은 지난 8월 23일 진행된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서도 제멋대로의 기준으로 기도회를 미신고집회로 간주하여 ‘불법’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기도회를 방해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기도회의 주최자인 박성율 목사와 주민들을 조사하겠다는 통보를 한 바 있습니다. 함께한 종교환경회의 및 송파기후행동, 강남향린교회 교인들은 이러한 홍천경찰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하였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공권력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 삶의 터전을 빼앗길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홍천군수는 사실상 군수가 아니라 심판의 대상입니다. 신영재 군수는 군수라는 직함을 달고서 풍천리 주민들을 그 살던 곳에서 쫓아내는 폭력단의 두목같은 행동을 하고있는 스스로를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홍천경찰서는 시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자신들이 폭력배가 되어 시민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사실을 똑바로 확인하십시오.

 주민들은 풍천리에서 평생을 그곳의 생명들과 공존하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가꾸어온 생명의 지킴이로서 충실히 삶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죄를 물어야 할 것은 이들이 아니라 이들의 삶을 침탈하고 생명 가득한 풍천리를 망가뜨리는 홍천군과 이를 돕는 홍천경찰서입니다. 주민들의 싸움을 벌금 몇 푼으로 막지 못합니다. 평생을 일궈온 자신들의 삶이 거기에 있고, 삶의 기반이 그곳에 존재하는 한 주민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종교환경회의는 풍천리 주민들의 투쟁에 함께합니다. 고통받는 풍천리 주민들과 함께하며 말 못하는 풍천리의 잣나무와 숲의 생명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신영재 군수는 지금 당장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주민들에게 부과된 벌금을 책임져라!

홍천군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 풍천리를 망가뜨리는 양수발전소 사업 즉각 백지화하라!

2024년 12월 27일

종교환경회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