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명확
2024-12-11 (수) 12:01불영사
사진 : 장 명확 / 글 편집 : 미디어붓다
불영사는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하원리 천축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의 말사이며 한국 제일의 비구니 참선 도량이다.
우리나라의 절집 창건에는 연못과 관련된 얘기가 많은데, 불영사(佛影寺) 또한 의상대사와 불영지(佛影池)에 얽힌 창건 설화가 있다.
651년(신라 진덕여왕 5년), 의상 대사가 당나라에서 수학하고 돌아와 화엄법회를 열고 한참 교화에 힘쓰던 어느 날 노인과 8명의 동자가 찾아와 자기들은 동해를 지키는 호법신장인데 이제 인연이 다하여 떠나니 우리가 살던 곳에 부처님을 모시는 도량을 세우고자 하였으나 그동안 마땅한 스님을 못 만나다 이제야 만나게 되니, 살던 곳에 도량을 세워 줄 것을 의상대사께 간청하였다. 며칠 후 의상대사는 노인의 부탁대로 동해안의 불사 인연지를 찾아 나섰는데 포항을 지날 때 바다에서 용이 나타나 의상을 울진 바다까지 인도했다. 그리고 울진 바다에서 올라온 용은 선묘룡이 되어 의상을 깊은 산속까지 안내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스님이 직접 땅을 찾아야 한다 일러주고는 사라졌다.
산속 깊은 곳까지 들어선 의상은 며칠간 노인이 말한 땅을 찾아 헤매다 어느 한 연못가에서 잠시 쉬게 됐는데 그 연못에 부처님의 형상이 비치고 있었다. 의상은 노인이 말한 땅이 이곳이란 걸 알게 됐고 화엄경을 독송하며 설법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노인과 8명의 동자가 연못에서 올라와 의상의 설법을 들었다. 의상의 설법을 다 들은 노인은 이곳의 산세가 부처님이 천축산(天竺山)에 있을 때의 모습과 같으며 연못의 부처님은 부처님이 설법하던 모습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9명 모두 용으로 변해 승천했다.
이곳이 인연 깊은 곳임을 알았으나 그런데 부근 폭포에 독룡이 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먼저 의상대사는 독룡에게 설법하고 이 땅을 보시할 것을 청했으나 용이 따르지 않자 법력으로 쫓아내었다. 용은 분하여 산를 뚫고 돌을 부수며 떠났는데 의상대사가 못을 메워 사찰을 창건하였다. 의상대사는 이어서 남쪽에 청련전을 짓고 부처님 영상이 나타난 곳에는 무영탑(無影塔, 현재의 삼층석탑)을 세원 비보한 뒤 절 이름을 부처님의 그림자(佛影)가 비쳤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불영사라 하였다.
처음 연못에 비친 부처님 모습의 바위는 불영암(佛影巖), 용이 있었던 자리는 용혈(龍穴), 용이 도사리고 있던 곳을 오룡소(五龍沼)라고 하며, 불영사를 회감아 도는 광천(光川) 계곡은 구룡(九龍) 계곡으로도 불린다.
그 후 의상이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그들이 있던 연못을 메우고 그곳에 금당을 세운 후 부처님의 그림자가 있던 위치에는 무영탑(無影塔, 현재의 삼층석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절의 이름을 부처님의 그림자(佛影)가 비쳤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불영사라 지었다고 한다.
이후 의상대사가 다시 불영사를 향하여 가다가 선사촌(仙槎村)에 이르렀는데 한 노인이 ‘우리 부처님이 돌아오셨구나’하면서 기뻐했다. 그 뒤부터 마을 사람들은 불영사를 부처님이 돌아오신 곳이라고 하여 불귀사(佛歸寺)라고도 불렀다.
또한 불영사(佛影寺)에는 죽음과 환생을 소재로 한 현판(懸板)에 적혀 전해 내려온다.
1396년 백극재 선생이 울진 현령으로 임명되어 떠났을 때의 이야기다. 임지로 내려가는 도중 전염병에 걸려 그만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때가 3월, 부인 이씨는 너무나 안타깝고 슬퍼하며 남편을 위한 왕생 기도를 불영사 법당에 꿇어앉아 3일 낮밤을 기도드렸다. 그날 부인이 설핏 잠들었는데 머리를 풀어헤친 한 혼백이 나타나, “10생에 맺힌 원한을 풀라”며 외치고 사라졌다. 부인이 깜짝 놀라 남편이 누운 관을 열어보니 죽었던 남편이 이미 환생해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부부는 환생의 기쁨으로 탑 앞에 있는 요사를 환희료, 금당을 환생전이라 부르고 중수에 온 정성을 다했다. 그러고 나서 ‘묘법연화경’ 7권을 금물로 사경(寫經)해 부처님의 은혜를 되새겼다는 ‘환생전기(還生殿記)’이다.
불영사에는 현재까지도 많은 스님이 수행 정진하고 있는 사찰이면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전의 예불에 관련한 일을 하는 승려가 기거하는 응향각(凝香閣), 지장보살을 주존불로 하고 10왕을 봉안한 명부전(冥府殿), 불영사를 창건했다고 전하는 의상대사를 봉안한 의상전(義湘殿), 석가모니 재세 시에 수기 제자인 나한상을 모신 응진전(應眞殿), 토속 신앙과 관련한 칠성 신앙의 칠성각(七星閣), 아미타불을 봉안한 극락전(極樂殿), 승려가 수행하는 반야당(般若堂)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