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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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가 논사의 탱화
 

질문 : 지금까지의 내용의 흐름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여래장의 10상에서 인(因)→과(果)→작용(業)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난해합니다.

켄뽀 : 여래장이 일체유정의 심상속(心相續)에 내재함에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객진(客塵)의 장애가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장애가 무엇인가에 대해, 1.32에서 ①법에 대한 분노 ②아견(我見) ③윤회의 고(苦)에 대한 두려움 ④유정(有情)의 이익을 살피지 않음의 4가지라고 설했다. 이 4가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1.30에서 ①법에 대한 믿음 ②뛰어난 지혜 ③삼매 ④연민이라는 4가지 법을 제시했다. 이렇게 해서 4가지 장애를 제거했을 때, 어떤 과(果)를 성취하고 그 작용(業)은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이 이어진다.

1.35에서 "정(淨), 아(我), 낙(樂), 상(常)의 덕(德)의 바라밀다는 과(果)이니,"라고 하였다. 아직 원인일 때는 계(界)·여래장(如來藏)이라고 했지만, 이제 4가지 인(因)에 의지하여 자성이 발현되어 과(果)를 이루었다. 그렇다면 이루고 난 다음의 과(果)의 덕상(德相)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첫 번째 덕은 정(淨)이다. 범부는 부정(不淨) 한 것을 청정하다고 인식하기에 전도되어 있고, 성문도(聲問道) 등에 들어간 수행자는 부정(不淨) 한 것을 부정하다고 인식하지만, 이것조차도 자성(自性)을 바로 보는 것이 아니다. 궁극의 자성은 청정과 부정의 양변(兩邊)에서 모두 벗어난, '위대한 청정(Tib. gtsang ba chen po)'이어야만 한다.

두 번째 덕은 아(我)이다. 소위 아집(我執)으로 인해 윤회하며 무아(無我)를 깨달으면 해탈한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성은 아(我)와 무아(無我)의 양변마저 벗어난 '위대한 무아(Tib. bdag med chen po)'이다. 1.35에서 말하는 아(我)는 유아(有我)와 무아의 모든 변(邊)에서 벗어난 것이다.  

세 번째 덕은 낙(樂)이다. 이 낙은 대락(大樂, Tib. bde ba chen po, Skt. Mahāsukha)으로서, 낙(樂)과 불락(不樂)의 양변(兩邊)에서 벗어난 것이다.

네 번째 덕인 상(常)은 무상(無常)과 상주(常住)를 넘어선 위대한 상주(大常, Tib. rtag pa chen po)이다.

바라밀다(波羅蜜多, Tib. pha rol phyin pa, Skt. pāramitā)는 다른 말로는 '완성(Tib. mthar phyin pa)'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보시바라밀(Tib. sbyin pa'i pha rol phin pa)이라고 하면, '보시의 완성'이라는 의미이다. "정(淨), 아(我), 낙(樂), 상(常)의 덕(德)의 바라밀다"라고 하였으니, 정(淨) 등의 4가지 덕의 완성을 의미한다.

"괴로움을 염리(厭離)하여 적정(寂靜)을 성취하기를 열망하고 발원하는 작용을 한다."라고 하였다. 3,4행의 내용은 여래장의 10상(十相) 중의 네 번째인 작용(業)을 설명한다.

"괴로움을 염리(厭離)"한다는 것은, 심상속(心相續) 안에 존재하는 여래장(如來藏)이 중생으로 하여금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는 의미이다. 괴로움을 겪을 때 자연스럽게 그것을 싫어하고 벗어나려는 것은 마음속의 여래장(如來藏)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심자성(心自性)에 여래장이라는 궁극적인 낙(樂)이 부재한다면, 고(苦)와 낙을 이해하고 고에서 벗어나 낙을 얻고자 하는 의지가 일어날 수 없다.

"적정(寂靜)을 성취하기를 열망하고 발원하는"이라고 하였다. 유정은 모든 괴로움이 완전히 가라앉은 적정(寂靜, Tib. zhi ba, Skt. śānti)을 성취하고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를 열망하고 발원한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도 이러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일어난다. 어째서 그러한가? 아기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아기의 육체는 배고픔을 느낀다. 먹지 않으면 죽어버리기에, 배고픔의 괴로움과 식욕이 저절로 일어난다. 생명의 본능이 식욕의 배후에 있다. 마찬가지로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난 완전한 행복인 여래장도 유정의 배후에서 늘 작용하며, 그 위력에 의해 자연히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려는 의지, 즉 이고득락(離苦得樂)의 열망이 일어난다.

이것들의 과(果)는, 요약하면

법신(法身)에 대한

4가지 전도상(顚倒相)을 상쇄하는

대치법(對治法)으로써 실로 특징된다. [1.36]

།འདི་དག་འབྲས་ནི་མདོར་བསྡུ་ན། །ཆོས་ཀྱི་སྐུ་ལ་ཕྱིན་ཅི་ལོག

།རྣམ་པ་བཞི་ལས་བཟློག་པ་ཡི། །གཉེན་པོས་རབ་ཏུ་ཕྱེ་བ་ཉིད།

1.36은 여래장의 10상[자성(自性), 인(因), 과(果), 작용(業), 갖춤, 행입(行入), 단계(時差別), 편재성(遍在性), 상주불변의 덕(不變徳), 무차별(無差別)] 중에서 3번째인 과(果)에 대한 설명이다. 범부는 부정(不淨) 한 것을 청정하다고, 괴로움을 낙(樂)이라고, 아(我)가 성립하지 않는 것을 유아(有我)라고, 무상(無常) 한 것을 상주(常住)라고 인식하여 전도되어 있다. 과(果)는, 법신(法身)에 대한 이러한 4가지 전도상에 대한 4가지 대치법(對治法)을 특징으로 한다.

그것은 자성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습기(習氣)를 제거했기 때문에 청정하며

아(我)와 무아(無我)의 희론이

적정하므로, 훌륭한 아(我)이다. [1.37]

།དེ་ནི་རང་བཞིན་དག་ཕྱིར་དང་། །བག་ཆགས་སྤང་ཕྱིར་གཙང་བ་ཡིན།

།བདག་དང་བདག་མེད་སྤྲོས་པ་དག །ཉེ་བར་ཞི་བས་དམ་པའི་བདག

성문도(聲問道)에서는 범부의 4가지 전도상(顚倒相)의 대치법(對治法)으로, 부정 한 것을 부정이라고, 괴로움을 고(苦)라고, 무아(無我)인 것을 무아라고, 무상한 것을 무상이라고 수습(修習)한다. 그렇지만 이 4가지도 궁극의 실상은 아니다. 부정, 고, 무아, 무상조차 범부의 정, 낙, 아(我), 상(常)의 4가지 전도상을 제거하기 위한 임시적인 가르침일 뿐이다.

"그것은 자성이 청정하기 때문이며"라고 하였다. 자성은 청정과 부정의 양변(兩邊)을 모두 떠난 '본래청정(本來淸淨)'이다. "습기(習氣)를 제거했기 때문에 청정하며"라고 하였다. 청정과 부정 모두 분별과 습기(習氣, Tib. bag chags, Skt. vāsanā)에 의해 성립된 것이다. 진정한 청정은 분별과 습기를 모두 벗어난다. 심자성(心自性)이 발현되면 심상속에 있는 객진(客塵)의 습기(習氣)를 모두 제거하고, 청정과 부정의 양변을 떠나기에, 위대한 청정이다. 

"아(我)와 무아(無我)의 희론이 적정하므로, 훌륭한 아(我)이다."라고 하였다. 범부와 외도는 아(我)가 존재한다고 인식하여 전도되어 있다. 이 아집(我執)의 분별을 제거하기 위해서, 무아(無我)를 다양하게 설했다. 그러나 이 무아법도 실상은 아니다. 실상은 유아(有我)와 무아의 희론 분별이 모두 없기에 적정(寂靜, Tib. zhi ba, Skt. śānta)하다. 그러므로 '훌륭한 아(Tib. dam pa'i bdag)'라고 하며, '위대한 아(Tib. bdag chen po)'라고도 한다.

보통 외도와 불교의 차이는 견해의 측면과 행의 측면 2가지가 있다고 한다. 견해의 측면에서 구분할 때는, 무아를 인정하면 불교이고 아(我)가 실유(實有)로 성립한다고 주장하면 외도이다. 소위 무아(無我)는 해탈의 길이고 아견(我見)은 윤회의 뿌리이므로, 아(我)는 무조건 악한 것이고 불교의 가르침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또 티베트 불교 타공설(他空說)에서는 '위대한 아(我)'를 주장하고 여래장은 실유(實有)라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 외도의 견해라는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때 말하는 '아(我)'는, 분별과 아집(我執)의 대상이 되는 자아가 아니다. 무아(無我)라는 변(邊)마저도 초월한 것을 일컬어서 '아(我)'라고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我)' 혹은 자아라고 하면, 범부 중생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자아 관념을 말한다. 외도의 경우 교리적으로 '아(我)'라는 것이 실유(實有)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불교의 여래장 교설에서는 여래장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아(我)'를 제시한다. 이 3가지 '아(我)'는 명칭이 유사하지만, 명칭을 붙이는 대상은 같지 않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라고 하는 그 아(我)는, '나다!'라고 집착하는 아집(我執)의 대상이다. 반면 『보성론』에서 지금 말하는 '아(我)'는, 아집의 대상이 아니라 유아(有我)와 무아(無我)의 모든 희론을 떠난 것을 지칭한다.

심성(心性)의 온(蘊)과

그 원인이 끝났기에, 낙(樂)이다.

윤회 그리고 열반의

평등성을 증득하였기에, 상(常)이다. [1.38]

།ཡིད་ཀྱི་རང་བཞིན་ཕུང་པོ་དང་། །དེ་རྒྱུ་ལོག་ཕྱིར་བདེ་བ་ཉིད།

།འཁོར་བ་དང་ནི་མྱ་ངན་འདས། མཉམ་པ་ཉིད་དུ་རྟོགས་ཕྱིར་རྟག

1.37에서는 10상(十相) 중 과(果)의 정(淨)과 아(我)에 대해 설명했고, 1.38에서는 과(果)의 낙(樂, Tib. bde ba, Skt. sukha)과 상(常, Tib. rtag pa, Skt. nitya)을 설명한다.

"심성(心性)의 온(蘊)과 그 원인이 끝났기에, 낙(樂)이다."라고 했다. 티베트어로 신체를 의미하는 '뤼(Tib. lus)'는 어의(語義) 그대로 하면 '남김'이라는 의미이다. 사망하면 육신은 남겨두고 식(識)만이 내생으로 가기 때문에, 신체를 '남김'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반면에 '심성(心性)의 온(蘊) [Tib. yid kyi rang bzhin phung po, Skt. manomaya-skandha]'은, 거친 육신을 남기고 간 뒤의 마음으로 된 미세한 몸을 가리킨다. 이 '심성의 온'을 사용하는 존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 이 생에 사망해서 다음 생에 새로 몸을 얻기까지 그 사이의 영역인 중유(中有, Tib. bar do, Skt. antarābhava)에 머무는 존재들이 바로 이 '심성의 온'을 사용한다. 그리고 무색계(無色界) 중생들의 몸도 '심성의 온'이다. 또 아귀나 귀신 등의 경우에도 '심성의 온'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중유, 무색계 중생, 아귀도, 귀신 등의 몸을 우리가 볼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의 몸이 극히 미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매를 오래 수행하여 신통을 성취한 이들에게는 그 미세한 몸이 보인다.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 없지만, 삼매의 신통력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심성의 온'이라는 신체를 성립시키는 원인에는, 무명습기지(無明習氣地, Tib. ma rig bag chags kyi sa)와 무루업(無漏業, Tib. zag med kyi las)이 있다. 성자의 경우에는 무루업으로써 심성의 온을 형성한다. 무루업에 대해서는 이후에 설명할 것이다.

일반적인 낙(樂)도 업과 분별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불락(不樂)도 업과 분별이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심상속(心相續)에 내재하는 여래장이 발현되면, 심성의 온과 그 원인인 무명습기지와 무루업까지 모두 끝이 난다. 그리하여 낙과 불락(不樂)의 양변(兩邊)에서 벗어난 진정한 낙(樂)이 드러난다.

"윤회 그리고 열반의 평등성을 증득하였기에, 상(常)이다."라고 하였다. 보통 우리는 윤회는 버릴 바이고 열반은 성취할 바라고 한다. 그러므로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윤회가 즉 열반이고 열반이 즉 윤회이다. 여래장의 상주성(常住性)은 윤회와 열반의 변화가 없음을 의미한다. 열반과 윤회가 평등(等性, Tib. mnyam pa nyid, Skt. samatā)하며, 법성(法性)에는 윤회나 열반이라는 변화가 없다. 다만 분별심으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윤회나 열반을 나눴을 뿐이다. 티베트에서는 "윤회와 열반은 손바닥과 손등"이라고 한다. 하나의 손을 앞에서 보면 손바닥이 보이지만 뒤에서 보면 손등이 보인다. 다만 보는 측면에 따라 보이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두 가지가 없다. 우리가 윤회라고 보는 그것을 불보살은 열반으로 본다. 불보살이 열반으로 보는 그것을 우리는 윤회라고 본다.

아집(我執)을 남김없이 지혜로써 끊고

유정(有情)을 아끼므로 연민이 있는 이는 적멸(寂滅)을 성취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지혜와 연민이라는 보리의 방편에 의지하여

성자는 윤회하지도 열반하지도 않는다. [1.39]

།བདག་སྲེད་མ་ལུས་ཤེས་རབ་ཀྱིས་བཅད་དེ། །སེམས་ཅན་སྲེད་ཕྱིར་བརྩེ་ལྡན་ཞི་ཐོབ་མིན།

།དེ་ལྟར་བློ་བརྩེ་བྱང་ཆུབ་ཐབས་བརྟེན་ནས། །འཕགས་པ་འཁོར་བའམ་མྱ་ངན་འདའ་མི་འགྱུར།

"아집(我執)을 남김없이 지혜로써 끊고"라고 하였다. 소위 아(我)에 집착하기 때문에 업을 짓고, 업을 짓기 때문에 윤회하며, 무아의 지혜로 윤회의 뿌리를 끊으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무아의 지혜로써 무명(無明)과 아애(我愛)는 모두 끊었을지언정, 그 누구에게도 애착(Tib. sred pa, Skt. sneha)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른 유정(有情)을 향한 아낌이 있고 애착이 있다. "유정(有情)을 아끼므로"라고 하였다."연민이 있는 이는"이라고 하였다. 범부와 보살 수행자의 차이가 무엇인가? 오직 자기만을 사랑하고 아낀다면 범부 중생이지만, 다른 이를 향한 아낌과 연민이 있으면 보살 수행자이다. "적멸(寂滅)을 성취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다른 유정을 향한 연민심이 있기에, 보살은 성문•독각과 달리 적멸(寂滅) 열반의 변(邊)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와 같이 지혜와 연민이라는 보리의 방편에 의지하여"라고 하였다. 여기서 '보리의 방편(菩提方便, Tib. byang chub thabs, Skt. bodhi-upāya)'은 바라밀다(波羅蜜多, Tib. pha rol tu phyin pa, Skt. pāramitā)를 가리킨다. "성자는 윤회하지도 열반하지도 않는다."라고 한 것은, 윤회에도 열반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자비심과 방편도(方便道)에 의지하기에 성자들은 윤회와 열반의 양 극단을 모두 떠난다.

학생 : 열반에 여러 종류가 있습니까?

켄뽀 : 1.39의 열반은, 성문과 독각의 길에서 나 홀로 고(苦)로부터 영원히 자유롭게 되는 해탈의 열반을 가리킨다. 이 열반은 마치 불이 완전히 꺼진 재와 같으니 다시는 윤회에 태어나지 않으며, 온(蘊)의 상속(相續)이 완전히 끊겼으니 마치 물기가 하나도 없이 바싹 말라버린 것과 같다. 하지만 보살은 중생에 대한 아낌이 있으므로 이러한 열반에 떨어지지 않으며, 윤회와 열반의 양변에 모두 머물지 않는 '위대한 열반(Tib. myang 'das chen po)'을 성취한다. 두 열반이 열반이라는 명칭은 같지만 차등이 있다.

만약 불계(佛界)가 없다면

괴로움에 염리(厭離)하지 않을 것이며

열반을 바라거나

추구와 서원(誓願)도 없을 것이다. [1.40]

།གལ་ཏེ་སངས་རྒྱས་ཁམས་མེད་ན། །སྡུག་ལ་སྐྱོ་བར་མི་འགྱུར་ཞིང་།

།མྱ་ངན་འདས་ལ་འདོད་པ་དང་།།དོན་གཉེར་སྨོན་པའང་མེད་པར་འགྱུར།

"만약 불계(佛界)가 없다면 괴로움에 염리(厭離)하지 않을 것이며 열반을 바라거나 추구와 서원(誓願)도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만약 우리 마음속에 불계(佛界, Tib. sangs rgyas khams, Skt. buddha-dhātu) 혹은 여래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괴로움이 일어나도 괴로움을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켜 벗어나고자 하는 염리심(厭離心)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고(苦)에서 벗어나서 열반의 지위를 성취해야겠다는 열망도 없을 것이다. 열반을 향한 추구도 없을 것이고, 열반을 향한 서원도 불가능할 것이다. 고를 염리(厭離)하여 벗어나고자 하고, 해탈을 향해 서원하고 노력하는 그 모든 마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여래장에 있기에 생겨난다.

여래장(如來藏)은 싼쓰끄리뜨어로는 따타가따가르바(Tathāgatagarbha)라고 한다. 이 단어는 티베트어로는 '데신 닝뽀(Tib. bde bzhin snying po)'라고 번역되었는데 '여래의 정수(精髓)'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가르바(garbha)를 중국에서는 장(藏)이라고 번역하였는데, 이때는 '저장소'를 뜻한다. 여래장은 모든 덕이 저장된 곳이고, 모든 것이 내재되어 있는 곳이다. 우리 안에 이미 다 갖추어져 있지만 다만 사용할 줄 모른다. 이 모든 덕을 사용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1.30에서 설한 것처럼 법에 대한 믿음, 뛰어난 지혜, 삼매, 연민이 있으면, 여래장을 사용할 수 있다.

윤회와 열반에 있어서

그 괴로움·즐거움의 허물과 공덕을 보는 것도

종성(種性)이 존재함에서 비롯되며

종성이 없으면 없기 때문이다. [1.41]

།སྲིད་དང་མྱ་ངན་འདས་ལ་དེའི། །སྡུག་བདེའི་སྐྱོན་ཡོན་མཐོང་བ་འདི།

།རིགས་ཡོད་ལས་ཡིན་གང་ཕྱིར་དེ། །རིགས་མེད་དག་ལ་མེད་ཕྱིར་རོ།

"윤회와 열반에 있어서 그 괴로움·즐거움의 허물과 공덕을 보는 것도"라고 하였다. 우리 범부의 마음은 심하게 전도되어 있기에, 이 전도된 마음을 우선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윤회는 허물이고 열반은 덕이므로 윤회를 버리고 열반으로 나아가라고 방편이 설해졌다. 그러나 궁극의 본성에는, 윤회의 괴로움은 허물이고 열반의 즐거움은 공덕이라는 차별이 없다. 이것은 좋고 저것이 나쁘다는 것이 없다.

"종성(種性)이 존재함에서 비롯되며 종성이 없으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윤회의 괴로움을 알고 그것을 떠나려 하고, 열반의 덕을 알고 추구하는 것도 바로 우리 안에 종성(種性, Tib. rigs, Skt. gotra)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종성·계가 우리 안에 없다면, 이런 노력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유 안에 제호(醍醐, Tib. mar, 버터)가 있기에 우유를 저으면 제호가 나오는 것이지, 맹물을 아무리 흔들어도 그로부터 제호는 나올 수 없다. 이 마음속에 능력이 내재하기에, 윤회를 싫어하고 열반을 열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열반을 성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