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 

사진 : 장 명확 / 글 편집 : 미디어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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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傳燈寺)는 강화도를 대표하는 절로써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에 있다. 전등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전에 세워진 절이다. 서기 381년에 고구려에서 온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하니 역사가 1600년도 더 되었다. 서기 381년에 강화도는 백제의 땅이었다. 당시에 불교가 나라의 공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민간에서는 이미 널리 퍼져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전등사라 부르게 된 것은 고려 충렬왕(忠烈王) 때 정화궁주(貞和宮主)가 옥등(玉燈)을 시주해서, 절 이름을 전등사로 고쳤다. 가람 배치는 절 입구의 대조루를 지나면 대웅보전이 있다. 대웅보전 주위로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향로전, 적묵당, 강설당, 종각 등이 있다. 전등사 대웅보전은 1963년 보물 제178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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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보전은 1621년에 중건되었는데, 대웅보전 네 귀퉁이에는 벌거벗은 여성이 처마를 들고 있다. 이 ‘나녀상(裸女像)’ 또는 ‘나부상(裸婦像)’에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옛날, 전등사 대웅전이 화재로 모두 타 중건할 때의 일이다. 대웅전 중건을 맡은 사람 가운데 마음씨는 착하지만 어수룩한 노총각 목수가 한 명 있었다. 목수는 일이 끝나면 전등사 아래에 있는 마을로 내려가 주막에 들러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는 것이 삶의 낙이었다. 그러다보니 주막집에 있는 아가씨와 서로 눈이 맞아 사랑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점차 깊어져서 결혼하기로 약속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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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는 대웅전을 지으면서 매일매일 받은 품삯을 그녀에게 모두 맡겼다. 두 사람은 공사를 마치면 결혼하기로 약속을 하였던 것이다. 목수는 결혼할 생각에 일하는 것이 힘든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대웅전을 지었다. 

시간이 흘러, 대웅전 공사를 마치는 날. 목수는 결혼할 여자와 고향으로 같이 갈 생각에 주막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자신이 주막에 들리면 반갑게 맞이해 주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늙은 주막집 주모만이 목수를 걱정스럽게 맞이하며 “총각, 어떻게 하면 좋아? 그 계집이 그만 어제 밤늦게 도망을 갔지 뭐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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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는 처음에 잘못 들었는지 알았다. 재차 확인한 목수는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자신이 대웅전 공사를 하면서 맡겨두었던 품삯까지 모두 가지고 도망간 것이었다. 맡겨 둔 돈도 돈이지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아팠다. 

목수는 며칠 동안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거리를 헤매었다. 그러다가 그 여자에게 복수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 넓은 세상에서 그녀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나무를 깎고 집을 짓는 일 뿐이니 이것으로 그녀에게 복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목수는 나무 조각상을 만들어, 대웅전 지붕의 추녀를 받치는 자리에 집어넣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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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목수는 나무 조각상을 다듬으며 몇 가지 의미를 담았다.

첫째는 그녀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영원토록 창피를 당하게 하기 위해, 벌거벗겨진 그녀의 모습을 누구나 쳐다볼 수 있게 하였다. 둘째, 그녀가 영원히 무거운 짐을 지고 신체적으로 고통을 당하게 하기 위해 기와지붕과 처마를 두 손으로 받치게 하였다. 셋째, 영원히 그 자리에서 자신이 지은 죄를 참회하라고 대웅전에서 아침저녁으로 스님들의 예불 소리를 듣게 하였다. 그래서 전등사 대웅전 처마 아래에는 나녀상이 앉아 있게 되었다. 지금도 전등사 대웅보전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목수가 만든 나녀상을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