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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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7.4.7   타경(他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쿠루국의 소치는 마을에 계셨다.

그때 어떤 바라문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을 뵙고 서로 인사하고 안부를 물은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스스로 짓고 스스로 깨닫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것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스스로 짓고 스스로 깨닫느냐는 것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고타마시여, 그러면 남이 짓고 남이 깨닫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남이 짓고 남이 깨닫느냐는 것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내가 스스로 짓고 스스로 깨닫는가?’라고 여쭈어도 대답하지 않으시고, ‘남이 짓고 남이 깨닫는가?’라고 여쭈어도 대답하지 않으십니까?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스스로 짓고 스스로 깨닫는다고 하면 곧 ‘상견(常見)’에 떨어지고, 남이 짓고 남이 깨닫는다고 하면 곧 ‘단견(斷見)’에 떨어지는 것이다, 의설(義說)과 법설(法說)은 이 두 극단을 떠나 중도(中道)에서 설법한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연하여 결합이 있고,.....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집기 한다. 또한, 무명이 멸하면 곧 결합이 멸하고,....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찬탄하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