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4-08-13 (화) 13:22“마음을 수행하고 깨닫는 길과 소리의 길이 다르지 않다”
경제어산 연구소 한국불교전통의례전승원은 8월 12일 홍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3호 보유자 동주원명 스님의 세수 팔십, 출가 승납 63년을 맞이하여 『경제어산수륙재(京制魚山水陸齋) 시연회』를 불기 2568(2024)년 9월 9월 8일(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크게보기
(왼쪽부터)성운스님, 홍원사 주지 성오스님, 동주원명스님, 정오스님, 하경스님
경제어산(京制魚山)은 서울 · 경기지역 사찰들의 불교의식에 쓰이는 소리이다. 수륙재(水陸齋)는 불교의례 관련의 극치로서, '일체 성인과 범부에 공양을 베푸는 재회'이다.
동주 스님은 대은 스님을 은사 스님으로 출가하여, 범패의 첫 스승 벽응 스님을 만난 후로 송암 스님에게서 범패를 사사 받고 선문에 들어, 범패가 선정의 극치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스님은 선원에서 7하(夏)의 정진한 세월을 제하고, 56년을 오로지 범패를 배우고 가르치는데 힘쓰고 있다.
크게보기
동주원명스님
“선방에 가서 3년쯤 되어서는 해제 철에도 안 나오고 선방에서만 지냈어요. 그때 혼자 고요한 산사에서 마당을 돌면서 그전에 배웠던 범패를 해봤어요. 그때 서야 범패의 진수를 알았어요. 배울 때는 가락 외우느라 다른 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몇 년간 수행정진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청정해져서인지 그 소리의 본래 경지가 느껴지는 거예요. 그렇게 소리를 해보니 천상에서 천신들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소리더라고요.
그때 생각한 것이 ‘아~ 이게 선정의 극치에서 나오는 소리로구나’라고 알게 된 것이지요. 선방에서 참선만 하거나 재장에서 소리만 해 가지고는 몰랐을 거예요.”
이번 시연회는 동주 스님의 열정적인 가르침을 받은 제자(문현, 화암, 상연, 정오, 선각, 선경, 보천, 지성, 현준, 성운, 보정, 하경)들이 스님의 세납 80세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크게보기
정오스님(사진=미디어붓다)
이날 『경제어산수륙재(京制魚山水陸齋) 시연회』의 구성과 의미에 대해 정오 스님은 “첫째 마당은 신중님을 청해서 도량에 모시는 도량결계의식이고, 둘째 마당에서는 도량을 쓸고 닦고 향을 올리고 음정을 하고 바라를 치고, 나비무를 하면서 불보살님이 오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장입니다. 그리고 셋째 마당에서는 그 준비된 도량에 불보살님을 모시고 공양을 올리고 축원을 하고 회향하는 의식을 통해서 수륙제 시연을 무대화합니다.
범패를 무대에 올린다라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불교 의식이 다변화된 이 시대에 종교의식이 무대화돼서 청중들이 ‘불교의식에는 아, 저런 의식들이 내재되어 있구나’라는 이해를 돕고 또 이런 시연회를 통해서 어른 스님 80주년을 기념하는 마당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축원 뒤에는 절집에서 새벽 예불 끝에 수행자들의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수행에 들어가고, 저녁에는 낮에 수행하고 번잡했던 모든 것들을 점검하기 위해 당내를 돌면서 소리를 하는 전 대중의 정진하는 모습인 순당 의식을 합니다. 순당의식이 끝나면 어른 스님께서 마지막 회향사 인사 말씀으로 모든 의식이 끝나게 됩니다.”
시연 당일 예악당 입구에서는 소원통이 마련된다. 입장객들이 소원과 발원을 소원지에 적어 넣으면 시연회 이후에 홍원사 소대에서 태우는 의식을 진행한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43호 경제어산 보유자 어장 동주원명스님 수행이력 1961. 10. 15. / 서울 상도동 사자암, 은사 대은 스님으로부터 사미계 수지 1967 / 장벽응 스님께 범패 수료 1967 / 봉원사 박송암 스님께 범패 전과정 사사 1970~1977 / 제 1 안거 ~13안거 참선정진 내소사,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대승사 등 1973~현재 / 50여 년간 국내 사찰과 해외 영산재, 예수재, 수륙재, 점안식, 다비식 주관 1998. 11. 23. / 영산재 보존회 이수자 2005. 09. 23. / 영산재 전수조교지정 2003~2005. / 조계사 영산재 어장 1~3차 전 조계종 행자교육원 교수사, 조계종 의례위원 2005~현재 / 가양동 홍원사 창건 회주로 주석 2006. 10. 16. / 조계종 초대어산 어장 지정 2013. 01. 3. / 서울시무형문화제 제43호 경제어산 범패보유자 지정 2013~ 현재 / 경제어산보존회 사단법인(홍원사 소재)을 통한 의례강습 의례 설행 및 문화 포교, 해외교류 활동. 저서 : 승가의범 의식집 헌공편.시식편(2009,2018), 오종범음집역해(2024) 2001. 10, 1~ 2005. 8. 조계종교육원 검인정 불교의식집 『승가의범』 출판, 9판 인쇄 |
모시는 글 동字 주字 큰스님께서 금년에 세수 팔십, 출가 승납 63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故 송암 큰스님으로부터 범패를 먼저 사사 받으시고 바로 선문에 드셨음에, 범패 소리가 선정의 극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셨다고 합니다. 선을 바탕으로 범패를 하니 그 심오함이 남다르더라는 말씀을 평소에 자주 하십니다. 선원에서 7하(夏)의 정진한 세월을 제하고, 56년을 오로지 범패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셨습니다. 수년의 참선 수행 이후에도 한결같이 익힌 소리를 잊지 않고 찾아내어 시연하고 가르친다는 그 열정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스님께서 당신이 열정적으로 배우실때처림 제자들을 가르치심에, 그 보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가르침을 받은 제자(문현, 화암, 상연, 정오, 선각, 선경, 보천, 지성, 현준, 성운, 보정, 하경)들이 스님의 세납 80세를 기념하기 위하여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마음 내주시고 귀한걸음 하셔서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신다면 아직 미비하고 부족한 점이 많으나 더욱 정진하여 어장큰스님의 전통범패를 계승 전파하는 데 큰원력으로 회향하겠습니다. 2024년 9월 문현, 화암, 상연, 정오, 선각, 선경, 보천, 지성, 현준, 성운, 보정, 하경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