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장명확)

아함경의 도경에서 

부처님은 세상의 모든 사상과 생각을 세 가지로 분류해서 요약한다. 

세상의 사상들은 이름과 종류가 많지만 분류하면 3가지라는 것이다.

삼종외도라고 부른다.

첫 번째는 존우설이다. 

이는 모든 것의 생겨남은 절대적 존재자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모든 것이 생겨남은 과거에 지어진 업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에 새로이 짓는 업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모든 것이 생겨남은 우연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런 세 가지로 정리된 사상은 자체의 모순이 있음을 지적하신다. 

그런데 셋 중의 우연론을 비판하는 재미있는 말을 보았다.

요즘 세간에서 회자되는 미 부통령 해리스가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진 줄 아니”라고 물으셨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말의 맥락은 “너희들이 존재하는 것은 코코넛 나무에서 코코넛이 떨어지듯이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부모의 은혜를 받고 태어났고 

형제와 친구들과의 상호 관계성 속에서 살고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마치 우연히 세상에 아무 맥락 없이 태어난 존재처럼 

앞뒤 전후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 같다.

“그런 우연론적인 생각을 하고 살면 안 된다”라고 

자녀들을 위한 어머니의 지혜롭고 애정 어린 가르침이다.

코코넛나무에서 떨어진 아이라는 어구를 보며  

지혜롭고 유머스러운 말이 그곳에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경건하게 같은 뜻을 전하는 

불가에서 쓰는 공양게송을 떠올린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있습니다.

한 톨의 곡식도 한 방울의 물도 오기까지의 맥락을 알아 고마워할 줄 아는 인연과 인과를 잘 새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