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4-07-13 (토) 10:46어느 장소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돼서는 안 돼
종단 발전 위해 스스로 반성과 노력
태고 보우 국사 선양사업 추진 중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불기 2568(2024)년 7월 12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대불보전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상진 스님은 기조연설에서 “소납이 한국불교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다”라며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다고 했지만,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 앞에서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지난 1년을 보내왔다”라고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스님은 “그간 묻혀있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면서 “2000년부터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과 종교계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언급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계획을 진행 있다”라고 밝혔다.
스님은 “용궁사, 선암사, 태고사 등의 문화시설불사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종단 유·무형 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사업들을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관계기관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추진 중”이라고 현재 진행 중인 문화사업단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현재 태고 보우 국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에 태고 보우 국사 전문연구서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태고종조 태고 보우 국사 선양사업의 추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오는 12월에는 임제 선사의 19세 법손인 석옥 청공 선사와 그 가르침을 계승한 태고 보우 국사의 관계를 조명하는 국제학술세미나를 중국불교계와 함께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진 스님은 “지금 대중들이 볼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들이 많지만, 우리 지금 종단에서는 교육원장 스님, 예술원장 스님 그리고 사회복지 원장 스님 이런 분들이 발표를 안 할 뿐이지 일은 열심히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다 되면 발표하고 이렇게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제 스타일이다”라면서 “눈에 보여야만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지만, 제가 공약한 내용들은 조금조금씩 이행이 돼가고 있고 저는 그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기쁜 마음으로 지금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1주년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기조연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기자회견의 많은 부분을 ‘이승만기념관 건립’ 반대에 할애했다.
상진 스님은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불교 역사의 왜곡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일이며 국민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스님은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7차에 걸친 유시 발표를 통해 불교계에 법난을 촉발시켰다. 이로 인해 한국불교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려 오랜 내홍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교를 억압함으로써 친일불교 청산과 근대불교의 새로운 태동을 위한 한국불교의 자정 노력을 무산시켰다. 그로 인해 우리 불교사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입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님은 “송현녹지광장은 특히 근세불교의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금강산 유점사의 경성포교소로서 불이성 법륜사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사가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으며, 불과 2백여 미터 거리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도 인접하고 있어 불교계로서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큰 장소이다"라고 말하고 "또한, 이곳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4.19 혁명 당시 무력에 의한 총상으로 꽃다운 여중생 2명이 희생당한 덕성여자중학교 모교가 있는 자리이자, 경찰의 발포로 이 근처에서 21명이 죽고 172명이 다친 통한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아픔과 한이 서린 장소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불교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반민족적 기망 행위”라고 비판하고 “(이 땅의)어느 장소에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종단의 공식 입장이다”라고 못 박았다.
더불어 스님은 “교육원장 재홍 스님을 위원장으로 ‘한국불교태고종 종교편향불교유린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조계종을 비롯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건립 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앙종회의장 시각 스님 · 교육원장 재홍 스님 · 행정부원장 능해 스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구산 스님 · 문예원장 지허 스님 · 사회복지원장 성해 스님 · 고시위원장 휴완 스님 · 법규위원장 정원 스님 · 한국불교신문사장 청호 스님과 양주시청 문화관광 홍미영 과장 · 종교협의회 홍윤종 부회장 · 종교협의회 이종구 통일위원장 · 집행부 부장, 신임 이하 각 과장 국장들이 동참했다.
(사진=미디어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