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urubella@naver.com 2008-06-22 (일) 00:00
조계종 해인사(주지 현응)가 지난 6월 19일 해인초등학교에서 개최한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에서 해인초등학교 교사팀이 1등, 해인청년회 팀이 2등, 국립공원가야산사무소 직원팀이 3등을 각각 차지했다.
모두 8개 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팀은 부상 및 상금을 모두 미얀마 싸이클론 피해자를 위한 상금으로 쾌척했다.
이날 열린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온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축제의 한마당이었다. 그러나 지난 7년 여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단절되었다가, 이번에 주지 현응 스님의 노력으로 배구대회를 다시 복원하여 지역축제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킨 뜻 깊은 행사라 할 수 있다.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에 참가한 8개 팀은 해인사에서 스님팀과 직원팀, 해인초등학교 교사팀, 가야면사무소 직원팀, 가야농협 직원팀, 국립공원가야산사무소 직원팀, 해인사 의용소방대 및 해인청년회 등이다. 물론 이들 팀 간의 물리적 경계선을 찾기란 쉽지 않다. 청년회원이면서 공원사무소 직원이며, 초등학교 선생님이면서 의용소방대원이기 때문이다. 해인사 직원이 대부분 청년회원이다. 농협, 초등학교, 면사무소, 우체국 등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대부분은 해인사와 직결된다. 따라서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는 무경계인 지역공동체를 굳이 경계 지어 신명나는 한판을 의도한 축제마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특별히 참가팀의 참가비는 해인초등학교 재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되었다.
가야산해인사 일원의 주소지는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10번지’에 해당한다. 치인리 10번지에 거주하고 있는 구성원은 비단 해인사뿐만이 아니다. 해인사 주변 상가마을을 포함하여 각종 관공서, 국립공원가야산사무소 등 수 많은 인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치인리 10번지는 수행과 생활의 공동체이다. 사찰과 사하촌이 불이(不二)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배구대회는 A, B조를 나누어 풀리그 예선전과 토너먼트로 진행된 준결승 그리고 결승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경기에 나선 선수의 대부분은 40대 후반이었으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국가대표 이상의 열정을 내뿜었다. 마음만큼 몸은 따라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에는 ‘잘 한다’라고 한마디씩 들었을법한 내공은 여전히 엿보였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를 통해 지역 주민간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씀하시면서 금번 배구대회를 기화로 매년 더욱 알차고 성대한 축제 한마당을 열어보자고 제안했다.
치인리 10번지에 살고 있는 스님 500여 명과 주민 500여 명은 이날 ‘2008 법보종찰 해인사 주지배 배구대회’를 통해 둥근 배구공처럼 한마음 한뜻을 이루는 큰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