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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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7. 2.6   인연경(因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인연법(因緣法)과 연생법(緣生法)을 말하겠다. 어떤 것을 인연법이라 하는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는 것이니, 즉 무명을 연하여 결합(行)이 있고, 결합을 연하여 식별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집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연생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무명 · 결합 .....이니,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이 법은 항상 법계에 머무른다. 여래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하여 설하고 가르치고 드러내시니, 즉 무명을 연하여 결합이 있고, ....태어남을 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이 법은 항상 법계에 머무른다. 여래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하여 설하고 가르치고 드러내신다. 즉 ‘태어남을 연하여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이 있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법은 법주(法住) · 법공(法空) · 법여(法如) · 법이(法爾)이다. 법은 ‘진여(如)를 떠나지 않고 법은 ’진여‘와 다르지 않다. 바르고 진실한 법은 전도됨이 없다고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차례로 연기하는 것을 연생법이라 한다. 이른바 무명 · 결합 · 식별 · 명색 · 여섯 가지 입처 · 부딪침 · 느낌 · 갈애 · 취함 · 존재 ·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이니, 이것을 연생법이라 한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인연법과 연생법을 바르게 알고 잘 보아서, ’나의 과거 세상은 있었던가 없었던가, 나의 과거 세상은 어떤 부류였던가, 나의 과거 세상은 어떠한였던가‘라며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 또한, ’나의 미래 세상은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어떤 종류일가, 어떠할까‘라며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또한, ’이것은 어떤 부류인가, 이것은 과거에 무엇이었던가, 미래에 이것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는가, 여기서 사라지면 어디로 갈 것인가‘라며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세속적인 견해를 일으켜 거기에 얽매인다. 즉 나라는 견해 · 중생이라는 견해 · 수명이라는 견해를 일으켜 얽매인다. 그러나 거룩한 제자는 그것들을 다 끊고 다 알아 그 근본을 끊기를 마치 타알라 나무의 밑동을 자르는 것과 같이하여 미래에 불생법(不生法)을 성취한다.

이것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인연법과 연생법에 대하여 여실히 바르게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닦고 잘 들어간다‘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