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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불조전 전경(사진=미디어붓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버려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 일어나는 상태를 

그때그때 잘 관찰하라.

정복되지 않고 흔들림이 없이

그것을 알고 수행하라.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내일 죽을지 어떻게 알 것인가?

대군을 거느린 죽음의 신,

그에게 결코 굴복하지 말라.

열심히 밤낮으로

피곤을 모르고 수행하는 자를

한 밤의 슬기로운 님,

고요한 해탈의 님이라 부르네.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요긴한 지침으로 자주 등장한다. 하도 많이 듣는 말이라서 무심코 흘려보내기도 하고, 우습게 여겨 넘겨버렸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말에 인생의 모든 철학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고, 방향을 정했다면 그때부터는 과감하게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내가 숨 쉬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업무 시간이면 업무에, 식사 시간이면 식사에, 쉬는 시간이면 휴식에 집중해야 한다. 집중하다가 상황이 바뀌면 그 바뀐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찰나 찰나에 사띠(sati)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순간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순간 좋은 일을 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곧 성공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노력은 곧 큰 결과로 돌아온다. 거울이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듯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현재에 집중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고 과거의 실수나 미래의 걱정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 

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음을 현재에 두는 것은 마음 편하게 하는 비결이다. 그 실제적 방법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이 순간에 집중하면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를 향상된다. 서로에게 집중하면 관계를 더 좋게 만들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준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자기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좋은 습관, 마음을 키우려면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는 <맛지마니까야> 분석의 품 ‘한밤의 슬기로운 님의 경(Bhaddekarattasutta)’에 등장한다. 전재성 님은 밧데카랏따(Bhaddekaratta)를 ‘한밤의 슬기로운 님’으로 번역했다. 적확한 번역으로 보인다. 밧데카랏따 세 개의 단어 즉, bhadda + eka + ratta의 합성어이다. bhadda(산스크리트 bhadra)는 ‘길조의, 운이 좋은, 존엄한, 훌륭한, 길상(吉祥), 현선(賢善)’ 등을 나타내고, eka는 ‘하나(一)’라는 의미이며, ratta는 ‘밤(夜)’의 뜻이다. 따라서 밧데까랏따는 ‘길조의 하룻밤’, ‘현선일야(賢善一夜)’ 혹은 ‘일야현선(一夜賢善)’ 등으로 번역되었다. 

부처님께서 사왓티 시의 제따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실 때 수행승들을 한 자리에 불러놓고 설했다. 

- 시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는 갈애(taṇhā)와 사견(diṭṭhi)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미이다.  

- 시구 ‘그때그때 잘 관찰하라’는 각각의 현재 일어나는 상태를 바로 일어나는 곳에서 통찰을 통해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관찰하라는 의미이다. 

- 시구 ‘정복되지 않고 흔들림이 없이’는 통찰수행을 하면, 탐욕 등에 의해 정복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 시구 ‘고요한 해탈의 님’은 행복한 성자, 즉 아라한을 의미한다. 

부처님은 이 시를 읊으신 후 수행승들에게 시의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에 대해 부처님은 ‘나는 과거에 이런 물질을 갖고 있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즐거워하고, ‘나는 과거에 이런 느낌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즐거워하고, ‘나는 과거에 이러한 지각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즐거워하고, ‘나는 과거에 이러한 형성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즐거워하고, ‘나는 과거에 이러한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셨다. 이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려면 즐거워하지 않아야 하고, 미래 또한 같은 방식으로 설명했다. 

부처님은 이어 세상의 배우지 못한 일반 사람은 고귀한 님을 인정하지 않고, 고귀한 님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고귀한 님의 가르침에 이끌리지 않고, 참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참사람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참사람의 가르침에 이끌리지 않아 정복되고 흔들린다고 가르치셨다. 또 이런 사람은 오온을 자아로 여기고, 오온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오온이 있다고 여기고, 오온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고 말씀하셨다. 이어 이것과 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현재의 상태에 정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