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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경』 평석 12,000페이지와 『조론』 해석 1,200페이지, 대작을 저술한 대승선사 학담 스님이 다시 푼다리카 출판사를 통해 『유마경선해』를 발간했다.

『유마경』의 산스크리트 원이름은 ‘비말라키르티 니르데샤 수트라’로서 ‘비말라키르티 거사가 설한 경’이라는 뜻이다. 비말라키르티는 동아시아에서 유마거사로 널리 알려졌다. 세간의 복덕과 출세간의 지혜를 모두 갖춘 큰 보디사트바 장자이다.

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 붇다세존의 이름이 아닌 재가 보디사트바의 이름으로 경 제목을 보인 경은 이 『유마경』과 『승만경』이 있다. 두 경 모두 재가와 출가, 세간과 출세간의 이원성을 깨뜨려 붇다의 법 가운데서는 온갖 중생이 진리 실현의 주체가 됨을 보이고 있다.

이 『유마경』은 인도에서 붇다 니르바나 이후, 출가주의에 갇힌 성문교단의 틀을 깨고, 붇다 상가정신의 부편주의를 새로운 시대 상황 속에서 지향했던 대승의 보디사트바야나(보살승菩薩乘) 상가 실천운동 시기를 반영한다. 이 경전이 밝히고 있는 실천정신이 부파불교시대 왜곡된 연기론의 보편적 해탈과 상가정신의 새로운 회복운동의 모습이다. 

동아시아불교사에서는 구마라지바의 『유마경』 번역과 승조와 천태 두 성사의 주석이 토대가 되어, 수당(隋唐)불학시대 남북조 분열의 시대를 넘어 통일왕조 새대를 열게 되었다. 그것음 『유마경』이 대승의 문을 열어준 경으로서, 초기불교의 언어와 대승 사이 둘이 아닌, 회통의 문을 연 경이자, 붇다의 다양한 언교가 모두 개념과 사유를 떠난 참 성품의 해탈레 돌아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마경』 주석의 역사는 구마라지바의 번역과 구마라지바 역장에 참여한 승조법사의 주석이후, 천태선사의 강설과 관정선사의 필기에 의한 『유마경현소』의 발간, 형계선사 『약소』, 명대 유계존자의 『유마경무아소』에 이르도록 천태가(天台家) 조사들의 주석이 해서긔 대종을 이루고 있다.

『유마경선해』의 선해자 학담선사 또한 이 해석의 큰 흐름을 따르며 대승선을 이 시대 불교 선불교의 새로운 대안, 이 시대 억압된 문명이 강요하는 환상의 극복, 분단된 민족사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불교의 위기는 제도개혁만으로 극복될 수 없다. 불교의 위기는 세계관의 위기이며 실천론의 위기이다. 

대승선은 연기론적 선정의 다른 이름이다. 대승선은 선 없는 교와 교 없는 선을 동시에 넘어서며 휴식 없는 노동과 노동 없는 휴식을 동시에 지양한다. 대승선은 생각과 생각 없음의 하나됨을 지양하며, 모든 분단과 단절, 갈등과 충돌 속에 둘 아님과 화쟁의 길을 제시한다.

『유마경』이 곧 둘이 아닌 화쟁의 길이며, 선과 역사, 자아의 해탈과 정토가 둘이 아닌 대승선(大乘禪)의 길이다.

한역 구마라지바 / 역해 학담 / 출판사 푼다리카

판형 A5 / 페이지수 800쪽

정가 3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