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 이하 조계종 사노위)는 불기 2568(2024)년 4월 3일(수) 오후 1시 서대문 독립공원에 마련된 ‘4·3 76주년 추모 공간’에서 ‘제주 4·3 76주년 추모재’를 봉행한다. 

‘제주 4·3 특별법’이 2000년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되었지만, 피해자 신원 확인을 비롯해 진상규명, 명예 회복 등에 관해서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 유가족의 개선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4·3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현실은 아직도 제주 4·3이 현재 진행형임을 말하고 있다. 피해자와 희생자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하루빨리 특별법이 개정되고 완전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제주도의 4·3사건의 영향은 제주 사회 전반에 걸친 만큼 불교계의 피해도 심각했다. 당시 제주 불교계는 기록에 남아있는 전체 90여 개의 사찰 중 35개의 사찰이 전소 또는 폐허가 되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대표적으로 관음사, 백화사, 불탑사, 법화사 등의 사찰이 대피해 온 주민들을 지키려다 화를 당하고, 제주불교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스님 15명이 총살, 수장, 고문 후유증 등으로 참혹하게 희생되면서 종교 활동이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님들의 경우 후손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인적·물적 피해 증명이 어렵고 진상규명이 미미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와 평화 사상 실천으로 희생되신 스님들과 제주불교계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조계종 사노위 관계자는 “4·3 피해 사찰 현장을 찾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다가 희생되신 스님들과 3만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추모 기도를 봉행하고 있다”면서 “조계종 사노위는 희생되신 스님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제주도의 평화를 넘어 남과 북,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