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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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6.9.3  삼명경(三明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어떤 바라문은 가서 문안드린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이렇게 말씀하였다.

“이것이 바라문의 세 가지 명(三明)입니다. 이것이 바라문의 세 가지 명입니다.”

세존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바라문의 세 가지 명인가?”

바라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고타마시여, 바라문의 부모는 원만한 모양에 흠이 없었고, 칠 대를 내려오면서 비방을 받지 않았으며, 대대로 스승이 되었습니다. 또 변재를 두루 갖추어 모든 경전을 외우고, 물건들의 이름 · 만물의 차별 · 문자의 분류 · 역사의 처음과 끝, 이 다섯 가지 일을 다 통달하였으며, 얼굴 또한 단정하였습니다. 고타마시여, 이것이 바라문의 세 가지 명입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문자나 말을 가리켜 세 가지 명이라 하지 않는다. 성현의 법문(法門)에서는 알차고 진실한 세 가지 명을 말한다. 즉 성현은 성현의 법과 계율에서 말하는 진실한 세 가지 명을 알고 본다.”

“고타마시여, 성현은 어떻게 성현의 법과 계율에서 말하는 세 가지 명을 알고 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다 배운 이의 세 가지 명(明)이 있다. 무엇이 셋인가. 전생 일을 아는 지혜의 신통 · 나고 죽음을 아는 지혜의 신통 · 번뇌가 다한 지혜의 신통이다.”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의 법은 덧없는 것이어라.

계 지킴과 고요한 선정으로

일체의 전생 일 알고

하늘이나 나쁜 곳에 태어난 줄 알며

그 생(生)을 끊고 번뇌를 다했나니

이것이 성인의 신통이니라.

모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마음이 해탈한 줄 안다면

나는 말하노라 이것이 세 가지 명이니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바라문이여, 이것이 성인의 법과 계율에서 세 가지 명이다.”

바라문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고타마시여, 그것이야말로 진실한 세 가지 명입니다.”

그때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