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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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6.8.9   지식경(止息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아난 존자는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세존께서는 세 가지 느낌, 즉 즐거운 느낌 · 괴로운 느낌 ·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말씀하시고, 그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무슨 뜻일까?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선정에서 깨어나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세존께서는 세 가지 느낌, 즉 즐거운 느낌 · 괴로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말씀하시고, 그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무슨 뜻일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일체의 결합(行)은 덧없고 일체의 결합은 변하거나 바뀌는 법이기 때문에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난이여, 나는 모든 결합은 점차로 고요히 멸하고, 모든 결합은 점차로 그치기 때문에, 일체의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이라고 말한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느낌이 어떻게 점차로 고요히 멸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초선에 바르게 들면 언어가 고요히 멸하고, 제2선에 바르게 들면 거친 생각과 미세한 생각이 고요히 멸한다. 제3선에 바르게 들면 기뻐하는 마음이 고요히 멸하고, 제4선에 바르게 들면 호흡이 고요히 멸한다. 공입처(空入處)에 바르게 들면 색에 대한 생각이 고요히 멸하고, 식입처(識入處)에 바르게 들면 공입처라는 생각이 고요히 멸한다. 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에 들면 식입처라는 생각이 고요히 멸하고, 비상비비상입처(非想非非想入處)에 바르게 들면 무소유입처라는 생각이 고요히 멸한다. 상수멸(想受滅)에 바르게 들면 생각(想)과 느낌(受)이 고요히 멸한다. 이것을 ’점차로 모든 결합(行)이 고요히 멸하는 것‘이라 한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점차로 모든 결합이 그칩니까?”“초선에 바르게 들면 언어가 그치고, 제2선에 바르게 들면 거친 생각과 미세한 생각이 그치며, 제3선에 바르게 들면 기쁜 마음이 그치고, 제4선에 바르게 들면 호흡이 그친다. 공입처에 바르게 들면 색에 대한 생각이 그치고, 식입처에 바르게 들면 공입처라는 생각이 그치며, 무소유입처에 바르게 들면 식입처라는 생각이 그치고, 비상비비상입처에 바르게 들면 무소유입처라는 생각이 그친다. 상수멸에 바르게 들면 생각과 느낌이라는 생각이 그치니, 이것을 점차로 모든 결합이 그치는 것이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셧다.

“또한 훌륭한 그침 · 뛰어난 그침 · 위 되는 그침 · 위없는 그침이 있으니, 이보다 더 위되는 다른 그침은 없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훌륭한 그침 · 뛰어난 그침 · 위되는 그침 · 위없는 그침이어서, 이보다 더 위되는 다른 그침은 없다고 하십니까?”

“탐욕의 마음을 즐기지 않아 해탈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즐기지 않아 해탈하면, 이것이 훌륭한 그침 · 뛰어난 그침 · 위되는 그침 · 위없는 그침이어서, 이보다 더 위되는 어떠한 다른 그침도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아난 존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