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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련 화백이 무등산에 단군성전을 짓다가 중단된 이야기

미디어붓다 | mediabuddha@hanmail.net | 2023-09-06 (수) 07:52

의재 허백련 화백이 무등산 천제단에 대규모 단군성전을 짓다가 중단된 이야기 


<무등차의 고향>

                        ㅡ 이은상 ㅡ


무등산 작설차를 돌솥에 다려내어

초의선사 다법대로 한 잔 들어 맛을 보고

또 한 잔은 빛깔 보고 다시 한 잔 향내 맡고 

다도를 듣노라니 밤 깊은 줄 몰랐구나



민족혼을 되찾고자 무등산 천제단에 전국 최대규모의 단군성전 건설을 추진했던 의재 허백련 화백 


의재 허백련과 우정을 나누었던 노산 이은상 선생이 무등산 춘설헌에서 밤새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눈 뒤에 남긴 차시이다.

남종화의 대가로 알려진 의재는 증심사 자락 5만 평의 다원을 일구고 춘설차를 보급한 호남의 대표적인 다인이다. 또한 일제 때 훼손된 무등산 천제단을 복원하여 단군신전을 세우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1969년 단군성전 건립을 위해 자신의 작품 39점을 헌납했다. 뜻있는 사람들의 기금도 700만 원이 보태졌다. 그해 10월 3일 개천절에는 1만평 부지에 기공식도 올렸다.

의재선생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민족혼을 찾아야 한다며 단군선조에 대한 얼을 찾기 위해 내 마지막 힘을 바치겠다고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천제단까지 도로를 개설해 주기로 약속했다.

무등산 단군성전 건립충진 위원회가 구성되고 이은상 선생을 추진위원장으로 모셨다.

당시 허련 전남 도지사는 재임 기간에 무등산 단군성전 건립사업을 국가예산을 지원하여 범도민 차원으로 진행하였다. 1만 평 부지에 전국에서 제일가는 단군성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민족혼이 다시 부활하는듯하였다.



인간세상을 이롭고 행복하게 하라

신시(神市)를 꿈꾸었던 의재선생의 홍익인간



그때 정규오목사(단군신전 건립 반대위원장)를 중심으로 한 광주전남 지역 기독교인들이 우상숭배라고 들고일어났다. 1천여 명이 동원되어 건립 반대 대회를 개최하였다.

반대 이유는 조작된 신화의 인물인 단군신전 건립은 조국 근대화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국고보조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였다.

무등산 단군신전 건립위원회(위원장 이은상)는 과거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단군을 날조된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조금도 다름없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1969년 당시 1천5백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던 이 계획은 허련지사의 퇴임과 의재 선생의 와병으로 중단되고 만다. 참으로 우리 근대 역사는 안타까운 일이 너무 많다.

단군신전 건립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이은상 선생이 당시에 의재선생과 밤새 차를 마시며 남긴 시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


<무등차의 고향>

                        ㅡ 이은상 ㅡ


무등산 작설차를 

돌솥에 다려내어

초의선사 다법대로 

한 잔 들어 맛을 보고

또 한 잔은 빛깔 보고 

다시 한 잔 향내 맡고 

다도를 듣노라니 

밤 깊은 줄 몰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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