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을 배운 이,

보는 이, 

만족한 이에게는

멀리 여읨이 행복이다.

생명에 대한 자제,

세상의 모든 폭력을 떠남이 행복이다.

모든 탐욕을 극복하고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초연함이 행복이다. 

‘내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최상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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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붓다)

쿳다까니까야[小部經典] <우다나(Udāna)- 감흥 어린 시구> 2-1 ‘무짤린다의 경(Mucalindasutta)’에 있는 시(詩)이다. 

부처님께서 대각, 즉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이룬 후 네란자라 강변의 무짤린다 나무 아래에서 오로지 해탈의 기쁨을 누리며 가부좌를 하고 선정에 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때아닌 때에 커다란 구름이 일어나 비가 내리고 차가운 폭풍이 몰아치는 사나운 날씨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용왕 무짤린다가 자신의 처소에서 나와서 ‘세존께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등에, 모기, 바람, 더위, 뱀과 만나지 않도록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존의 몸을 일곱 번 똬리로 감싸고 머리 위로 커다란 후드를 펼쳤다. 그 후 칠일이 지나자 부처님은 삼매에서 나오셨다. 그때 용왕 무짤린다는 날이 개고 구름이 걷힌 것을 알고는 부처님의 몸에서 똬리를 풀고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바라문 학인의 모습으로 화현하여 부처님께 합장 인사를 드리고 앞에 다소곳이 섰다. 그러자 부처님은 그의 뜻을 헤아려, 때맞춰 감흥 어린 이 시구를 읊으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시는 부처님께서 최초로 읊으신 ‘행복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 있겠다. 

주석에 따르면, 무짤린다 나무는 니빠 나무(Nīpa-rukkha)라고 하는데, 아소까 나무의 일종이라고도 하고, 민물 맹그로브 나무의 일종이라고도 한다. 무짤라가 이 나무의 이름이었고, 그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였기 때문에 지배자를 뜻하는 inda(indra)를 붙여서 무짤린다라고 불렸다. 부처님은 대각을 이룬 후 여섯 번째 칠일을 이 무짤린다 나무 아래에서 머물며 열반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셨다. 다만 율장에서는 부처님께서 대각 후 세 번째의 칠일을 무짤린다 나무 아래에서 머물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무짤린다는 무짤린다 나무 근처에 있는 연못 밑의 용의 거처에 사는 큰 위력을 가진 용왕인데, 이 연못은 현재에도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룬 보드가야 대보리사의 금강보좌 뒤쪽에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시의 첫 시구(詩句)인 ‘가르침을 배운 이’는 부처님의 담마(法)를 들은이라는 의미이다. ‘보는 이’는 지혜의 눈으로 본 이, 즉 정견을 갖춘 이를 뜻하며, ‘만족하는 이’는 네 가지의 도과(道果), 즉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도과를 이루어 번뇌의 불꽃을 끈 경지에 오른 이로 ‘열반’을 성취한 성자를 말한다. 

이 시에 자주 등장하는 빨리어 시어 ‘viveka(멀리 여읨, 떠남, 초연함 등으로 옮김)’는 재생의 근거, 즉 윤회[방황]의 굴레에서 멀리 벗어났다(遠離)는 뜻이다. <앙굿따라니까야> 8:28 ‘번뇌를 부순 자의 힘에 대한 경(Khīṇāsavabala)’에 viveka의 의미가 잘 설해져 있다. 이 경에서 상수제자 싸리뿟따 존자는 부처님으로부터 “‘나에게 번뇌는 부서졌다’라고 번뇌의 부서짐을 아는, 번뇌를 부순 수행승에게 어떠한 힘들이 있는가?”라는 하문을 받고, ‘번뇌를 부순 수행승의 마음은 여덟 가지의 힘들이 있다.’고 답한다. 이때 싸리뿟따 존자가 답한 여덟 가지 힘 가운데 하나가 “번뇌를 부순 수행승들의 마음은 멀리 여읨으로 향하고, 멀리 여읨으로 기울고, 멀리 여읨으로 들어가고, 멀리 여읨으로 지내고, 멀리 여읨을 즐기며, 모든 번뇌에서 생겨난 것들을 종식시키는 힘”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보는 이’가 정진의 힘으로 얻은 지혜의 눈으로 본 대상이 바로 이 ‘멀리 여읨’이기도 하다. 

시구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자제’는 생명을 갖고 있는 일체중생들에 대해서 살해하지 않고, 해코지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시구 ‘모든 탐욕을 극복하고 /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초연함’의 뜻은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거나 크게 약화시키는 것, 그리하여 이런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을 완전하게 극복하여 벗어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주석에 따르면, 이 단계는 아나함도(anāgāmimagga, 불환도)에 해당한다.  

마지막 연의 ‘내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라는 시구의 뜻은 ‘나다, 내가 있다’는 자만을 길들인다는 것으로 아라한의 경지를 말한다. 아라한은 아만심이 없기 때문에 ‘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번거로워할 일도 없고 들뜨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마음은 늘 고요하고 평온하다. 아라한은 ‘나’라는 자만을 가라앉힘에 의한 길들임(paṭippassaddhivinaya)을 성취한 경지이므로 이것을 넘어서는(paraṃ) 행복(sukhan)은 그 어디에도 도저히(ve) 있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