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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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확 

6. 조도품 · 선정설(助道品 · 禪定說)

십력경(十力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색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켜 욕심을 떠나 다 없애어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것을 아라한 삼막삼붓다라 한다.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또 거듭 말씀하시길,

만일 비구가 색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켜 욕심을 떠나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것을 아라한의 혜해탈(慧解脫)이라 한다.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비구들이여, ‘여래 · 응공 · 등정각’과 ‘혜해탈한 아라한’은 어떠한 여러 가지 차별이 있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컨대 저희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여래 · 등정각 · 응공은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스스로 깨달아 알고, 현재에 법을 스스로 알아 삼보리를 얻으며, 미래에도 바른 법을 설하여 모든 성문(聲聞)을 깨우쳐 줄 것이다. 즉 사념처(四念處) · 사정단(四正斷) · 사여의족(四如意足) · 오근(五根) · 오력(五力) · 칠각지(七覺支) · 팔정도(八正道)이다. 이것이 여래가 깨달은 것이다. 

또 다섯 가지 배우는 힘과 여래의 열 가지 힘이 있다. 어떤 것을 배우는 힘이라 하는가. 믿음의 힘 · 정진의 힘 · 기억의 힘 · 선정의 힘 · 지혜의 힘이다.

어떤 것이 여래의 열 가지 힘인가. 여래는 바른 도리와 그렇지 않은 도리를 분별하는 것을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첫째의 힘이다.

또 여래는 과거 · 미래 · 현재의 업에 따라 받는 과보를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둘째 힘이다.

또 여래 · 응공 · 등정각은 선정 · 해탈 · 삼매에 바르게 들어, 물들어 더러움과 청정하여 깨끗함을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셋째 힘이다.

또 여래는 중생들의 갖가지 능력의 차별을 안다. 이것이 여래의 넷째 힘이다.

또 여래는 중생들의 갖가지 성품을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다섯째 힘이다.

또 여래는 세간 중생들의 갖가지 경계를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여섯째 힘이다.

또 여래는 일체의 수행에 의해서 도달하는 각각의 경지를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일곱째 힘이다.

또 여래는 과거 세상의 갖가지 일을 기억한다. 이것이 여래의 여덟째 힘이다.

또 여래는 사람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하늘의 눈으로 중생들이 태어나는 때와 죽는 때 · 아름다운 모습과 추한 모습 · 천한 몸과 귀한 몸 · 좋은 곳에 태어남과 나쁜 곳에 태어남은 다 그 업에 따라 받는 것임을 여실히 안다. 이것이 여래의 아홉째 힘이다.

또 여래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 하여 번뇌가 없는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얻어 현법에서 증득한 줄을 스스로 알아, 나의 생은 다하고 범행은 갖추었고 할 일은 마쳐, 다시는 다음 생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 이것이 여래의 열째 힘이다.

이러한 열 가지 힘은 오직 여래만이 성취하는 것이니, 이것을 여래와 성문의 여러 가지 차별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