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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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6  수지경(受持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내가 말한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지녔느냐?”

그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저는 다 지녔습니다. 네 가지 진리란 무엇인가. 세존께서 말씀하신 괴로움의 진리이니, 저는 그것을 다 지녔습니다.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진리를 저는 다 지녔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내가 말한 것과 같은 네 가지 진리를 그대는 다 지녔구나. 비구들이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사문 고타마가 말한 것과 같은 괴로움의 진리를 나는 이제 버리고 따로 다른 괴로움의 진리를 세우겠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 물어도 알지 못하고 그 의혹만 더할 뿐이니,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나는 이제 버리고 따로 다른 네 가지 진리를 세우겠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 물어도 알지 못하고 그 의혹만 더 할 뿐이니,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네 가지 진리에 대하여 아직 깨닫지 못하였으면, 부지런히 방편으로써 더욱더 의욕을 일으켜 밝게 깨닫도록 공부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