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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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수닷타경(須達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수닷타(須達)장자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는 점차로 알게 됩니까, 한꺼번에 알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네 가지 진리는 점차로 알게 되는 것으로 한꺼번에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아직 밝게 알지 못하면서 저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밝게 안다’라고 말한다면, 그 말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일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알지 못하면서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암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밝게 알고자 하면,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작은 나뭇잎 두 개를 모아 붙여서 그릇을 만들어 물을 담아가려 하면, 그렇게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알지 못하면서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밝게 알고자 한다면, 그렇게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치 어떤 사람이 연잎을 따서 모아 붙여서 그릇을 만들어 물을 담아가려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장자여,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밝게 안 뒤에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밝게 알고자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여, 네 가지 진리에 대하여 아직 밝게 알지 못하였다면 마땅히 정진하여 더욱 의욕을 일으켜 공부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