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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거세지는 김진욱 공수처장 사퇴 촉구

염정우 기자 | bind1206@naver.com | 2023-01-10 (화) 19:02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새해 시무식에서 독일 본회퍼 목사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한 뒤 해당 시에 곡을 붙인 찬송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불교계의 성토와 사퇴 촉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은 1월 1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진욱 공수처장은 국민 앞에 참회하고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서에는 ‘새해 벽두에 전해진 김진욱 공수처장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렸다는 뉴스는 불자들은 물론 다른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과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과반수 국민 다수를 경악스럽게 했다’라며 ‘공수처장의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공적인 자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도전과 공격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현대사회에서 공직자가 공적 자리에서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게 가슴을 조여올 뿐이다’라며 ‘공수처장이 인용한 시와 노래가 독일 히틀러 정권 아래서 반(反)나치 운동을 펼친 사람으로, 체포되어 처형당한 본회퍼목사의 저작이라고 한다. 공수처장이 느끼고 생각하는 현재의 한국민주주의 사회가 본회퍼가 처했던 정치적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면, 그리고 그 스스로 순교자적 시각과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경악을 넘어 참으로 국가의 현재와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은 공직자가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기에 앞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소신을 공식석상에서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은 나라와 국민이 부여한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등지는 행위’라며 ‘우리나라는 지역갈등의 뿌리가 깊고 다양한 계층의 새로운 갈등들과 대결상황들을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종교적 갈등과 분쟁이 더해져서는 안된다. 공직자의 개인적 종교가 민주주의 정신을 파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단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 김진욱 공수처장은 국민 앞에 참회하고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 정부는 신속히 공직자의 종교적 편향을 방지하고 문제 발생에 따른 처벌과 조치대책을 마련하라. ▲ 국회는 금번 공수처장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고 다종교 다문화사회의 민주주의 정신과 국론 통합을 위한 차별방지법(혐오범죄법)의 제정을 속히 추진하라.>는 세 개항을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국민 앞에 참회하고 사퇴해야 한다.”


  새해 벽두에 전해진 김진욱 공수처장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렸다는 뉴스는 불자들은 물론 다른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과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과반수 국민 다수를 경악스럽게 했다. 

대한민국의 고위공직사회를 감찰하고 수사하는 공공기관의 시무식에서 그 기관의 장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감정을 담아 눈물까지 보였다니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이 정도로 후퇴하였나 하는 반성과 더불어 분노의 마음이 일어난다. 공수처장의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공적인 자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도전과 공격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다는 헌법정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대사회에서 공직자가 공적 자리에서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게 가슴을 조여올 뿐이다. 현대는 극명한 다문화시대이고 다양한 종교와 문화적 구성원이 국가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건국된 미국에서조차 종교적 색채를 이유로 공직자들의 크리스마스 인사가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에 ‘해피 홀리데이’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것을 모르는가.

공수처장이 인용한 시와 노래가 독일 히틀러 정권 아래서 반(反)나치 운동을 펼친 사람으로, 체포되어 처형당한 본회퍼목사의 저작이라고 한다. 공수처장이 느끼고 생각하는 현재의 한국민주주의 사회가 본회퍼가 처했던 정치적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면, 그리고 그 스스로 순교자적 시각과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경악을 넘어 참으로 국가의 현재와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은 공직자가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기에 앞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소신을 공식석상에서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은 나라와 국민이 부여한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등지는 행위이다. 


  우리나라는 지역갈등의 뿌리가 깊고 다양한 계층의 새로운 갈등들과 대결상황들을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종교적 갈등과 분쟁이 더해져서는 안된다. 우리사회에 종교갈등의 독초가 뿌리 내려서는 안된다. 정부를 비롯하여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공직자의 개인적 종교가 민주주의 정신을 파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단초에 이 문제를 다스리고 해결해야 한다. 


-. 김진욱 공수처장은 국민 앞에 참회하고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 정부는 신속히 공직자의 종교적 편향을 방지하고 문제 발생에 따른 처벌과 조치대책을 마련하라.

-. 국회는 금번 공수처장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고 다종교 다문화사회의 민주주의 정신과 국론 통합을 위한 차별방지법(혐오범죄법)의 제정을 속히 추진하라.


불기2567(2023)년 1월 10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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