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크게보기

5.3.8   전법륜경(轉法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나시의 선인들이 머물던 사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이다.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明)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의 집기 · 괴로움의 멸함 ·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이다. 이것도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의 진리에 대한 지혜이다. 이것도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끊어야 한다.

이것도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의 집기를 멸하는 것이니, 이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증득하여야 한다. 이것도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이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닦아야 한다. 이것도 본래부터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비구들이여, 이 괴로움의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벗어나서,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이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었으면 벗어나서,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이 괴로움의 멸함의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증득하였으면 벗어나서,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바르게 생각하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이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의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았으면 벗어나서,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바르게 생각하여라. 그때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비구들이여, 내가 이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삼전십이행(三轉十二行)에 대하여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기지 않았으면, 나는 끝내 모든 천신 · 마라 · 범천과 사문이나 바라문 등의 법을 듣는 대중 가운데서 해탈하고 나오고 떠나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아뉵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네 가지 진리의 삼전십이행에 대하여 눈 · 지혜 · 밝음 · 깨달음이 생겼기 때문에 모든 천신 · 마라 · 범천과 사문 · 바라문 등의 법을 듣는 대중 가운데서 해탈하고 나오고 벗어나게 되엇으며, 스스로 아뉵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시자, 콘다냐 존자와 팔만의 모든 천신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콘다냐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알았느냐?”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콘다냐 존자는 법을 알았기 때문에 이름을 안나탸(깨달은)콘단나랴고 불리게 되었다. 안나타 콘단나 존자가 법을 깨닫자 지신(地神)들은 소리 높여 외쳤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바라나시의 선인들이 머물던 사슴 동산에서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법륜을 세 번 굴리셨습니다. 이것은 모든 천신 · 마라 · 범천과 사문 · 바라문이 일찍이 굴리지 못한 것입니다. 많이 이익되게 하시고 많이 안락하게 하실 것입니다. 세간을 가엾이 여기시어 이치로써 이롭게 하시고 천신과 인간들을 이롭고 편안하게 하시어, 천신들은 더욱 늘어나게 하시고 아수라들은 줄게 하셨습니다.”

지신이 외치자 허공신천 · 사천왕천 · 삼십삼천 · 아마천 · 도솔타천 · 화락천 · 타화자재천까지 들리니, 서로 이어 외쳐서 잠깐 동안에 범천에게까지 들렸다. 범천도 그 소리를 받아 소리 높여 외쳤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바라나시의 선인들이 머물던 사슴 동산에서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법륜을 세 번 굴리셨습니다. 이것은 모든 사문 · 바라문이나 모든 천신 · 마라 · 범천이 일찍이 굴리지 못한 것입니다. 많이 이익되게 하시고 많이 안락하게 하실 것입니다. 세간을 가엾이 여기시어 이치로써 이롭게 하시고 천신과 인간들을 이롭고 편안하게 하시어, 천신들은 더욱 늘어나게 하시고 아수라들은 줄게 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바라나시의 선인들이 머물던 사슴 동산에서 법륜을 굴리셨기 때문에, 이 경의 이름을  ‘전법륜경(轉法輪經)’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