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 노승나무·동승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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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에는 600년. 5백 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절의 품격을 높여준다.

노승나무, 동승나무로 부른다.

조선 철종 때 이야기이다.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을 받들고 불교를 천시하였다. 승려는 백정, 기생 등과 더불어 8대 천민으로 무시되었다. 관청에서는 사찰의 승려들에게 성 쌓기 등 힘든 노역은 물론 한지 만들고 짚신 삼아 바쳐야 되는 노역이 200여 가지가 넘었다.

송광사에 관리들이 와서 선암사로 넘어가게 되면 송광사 스님 두 명씩 가마에 관리를 태우고 조계산을 넘어야 했던 시절이다. 송광사 스님 둘이 관리를 가마에 태우고 선암사 산길 8킬로를 넘고 있었다. 가마 안에서도 승려를 조롱하는 갑질이 계속되었다. 성깔 있는 한 스님이 뒤편 스님과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 가마를 계곡 아래로 던졌다. 가마중 살인사건은 조정의 큰 시빗거리가 되었다. 후임 순천 부사로 온 김시풍은 가마 타고 선암사 가는 악습을 폐지하였다. 송광사 일주문 앞의 김시풍선정비가 바로 그것이다.

명당터로 소문난 절은 조상 묘로 욕심낸 관리들의 표적이 되었다. 절을 불태우고 승려들을 살해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죄가 되지 않는 사회가 조선이었다. 장성의 필암서원 입구 확연루도 축영산 축서사를 폐사시키고 누각을 옮겨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나주 죽림사의 괘불도 사실은 장성 축서사에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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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에는 암·수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어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어 수확을 하였다. 10가마를 수확하는 전등사 은행나무에 20가마를 바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노승과 동자는 고민에 빠졌다. 이런 관리들의 횡포와 수탈을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절에 불을 지르고 떠나는 승려들이 많았다. 그런 절을 일컬어 빈대 때문에 망한 절이라고 부른다.

전등사는 20가마 은행을 바치라는 명령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그때 강화도 백련사에 도력이 높은 추성 선사가 계셨다. 전등사 스님들은 백련사를 찾아가 하소연하였다. 추송 스님은 전등사로 찾아와 은행나무 아래 제단을 차리고 3일 기도에 들어갔다. 기도가 끝나는 날 선사는 축원하였다.

“저희들이 3일 기도한 공덕으로 이 은행나무는 앞으로 영원히 열매를 맺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 뒤로 전등사 은행나무는 열매가 맺히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