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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권위원회는 불기2566(2022)년 11월 20일 창립 32주년 기념행사와 『제 28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을 서울 조계사에서 진행했다.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 스님은 인사말에서 “인권운동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사회활동가들은 각기 다른 입장에 있는 개개의 이익을 조정하고 때로는 국가정책의 문제점에 저항함으로서 언제나 사건과 분쟁의 한 가운데 서 있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양쪽으로부터 소외되고, 때로는 이익집단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어려움을 당기도 한다”라고 말하고 “이것이 32주년을 맞이하는 불교인권위원회의 역사이며, 앞으로 나아갈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교인권위원회의 활동은 대승보살이 지옥중생 한 사람도 남김없이 제도한 연후에 성불을 하겠다고 서원했고, 미륵불이 하생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수행자의 본분사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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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불교인권 활동은 일체 존재의 가치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불이不二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으로 생명의 화합과 상생이라는 대승보살의 수행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32주년 동안 끊임없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치부를 치유하고 진실을 말해 온 불교인권위원회의 진관스님과 관계자 여러분의 파사현정 공로를 치하드린다”고 격려했다.

불교인권상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명안)는 불기2566(2022)년 11월 20일 창립 32주년을 맞아, <선감학원> 국가폭력사건 진상 규명 활동가,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씨을 『제 28회 불교인권상』 시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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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말인 1942년 식민 억압정책의 하나로 빈민과 부랑아를 격리 수용하여 가난을 감추고자 서해의 외딴섬 선감도(현재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소년 강제노동 수용소’다.

수용된 소년들은 납치에 가까운 입소 과정에서부터 생활 중 가혹행위와 각종 노역에 시달렸고, 구타와 영양실조는 물론 탈출을 감행하다가 수많은 원생들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국가폭력의 인권유린 현장이었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도로 이관되어 1982년 폐쇄될 때까지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에 의해 일제강점기 때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됐다. 2022년 10월 20일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인권침해사건’으로 규정하고 140명 이상이 암매장되었다는 증언에 근거하여 시범 발굴 5일 만에 5구의 유해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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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인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씨는 1943년 소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부원장으로 일했던 <선감학원>에서 학대당하며 죽어가는 조선 소년들을 목격했다. 1945년 일본으로 돌아갔고 동네 아이들부터 이유 없는 따돌림(이지메)을 당하면서 <선감학원> 어린아이들의 아픔을 마음속 깊이 깨달았고 어른이 되면 글을 써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히로미츠씨는 1980년 선감도를 방문했다가 현재까지 일제강점기와 똑같은 목적과 방법으로 <선감학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이에 자신이 목격한 <선감학원>에서의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자전적 소설 「아! 선감도」를 1991년 발간하며 일본 전역에서 강연을 통한 증언 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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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억울하게 죽어간 <선감학원> 수용생을 위한 위령제를 주민들과 함께 최초로 선감묘지에서 지냈다. 이때를 전후하여 묘소에 「선감학원희생자위령비」 건립을 위해 5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나 안산시의 거절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부터 피해생존자들과 안산시민들과 함께 진상 규명 운동을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시민, 작가들의 물자 기부, 재능 기부를 통해 <선감학원> 터에 위령비를 세웠고, 이어 한국 당국의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진상 규명을 위해 활동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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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사무총장 범상 스님, 이하라 이로미츠부부, 불교인권위원장 진관 스님, 인권상 심사위원장 명안 스님)(사진=불교인권위원회)

이하라 히로미츠 씨는 수상소감에서 “‘저에게 모든 고난과 재앙을 내리소서!’라는 신념으로 제 자신에게 엄격하게 살아왔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마음이, 그러한 정의가, 제 일생을 걸고 소설 『아! 선감도』라는 한권의 책을 집필하게 한 에너지의 원천을 자극했다. 따라서 이 책은 제가 쓴 것이 아니고 하늘이 내린 소명이 저로 하여금 쓰게 하신 것이 분명하다”라면서 “행사장 연설에서 나는 일본인지만 98% 한국인으로 살아간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이지메를 당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조선인을 향해 저질렀던 만행의 아픔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善은 어디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 일본이 저지른 과거사를 참회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양국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고 발전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교인권상 심사위원장 명안 스님은 “불교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추천받은 여러 후보단체와 개인 가운데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지만 식민지 가해국의 일원으로서 과거를 증언하며 인류애의 숭고한 정신으로 인권유린과 국가폭력을 고발하였고, 매년 한국을 방문하여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보살행을 높이 받들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