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2-09-22 (목) 10:16한 중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동 아시아 민화의 뿌리 – 중국 년화 특별전” 이 2022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9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에서 열린다.
박제된 문화재를 생생하게 국민들과 함께 향유하는 사업인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을 11년 연속 공모에 선정되어 다양한 전시와 교육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올해로 13회차를 맞이한 세계유일의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를 9월 23일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생생문화재사업의 메인 행사로 열리게 됐다.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는 고판화특별전과 고판화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 전통판화예인들의 다채로운 시연회와 체험행사가 열리고, 한국의 전통 인출장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원주전통판화공모전으로 이루어져 세계적인 인쇄강국인 한국의 인쇄문화를 세계로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의 특별전은 특히 한 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고판화박물관의 세계적인 소장품인 중국 년화 2,000여점 중 그동안 전시되지 않은 신 수집 중국년화을 중심으로 70여점을 선별하여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등장하는 유물들은 한선학관장이 최근 5년 여 동안 수집한 중국년화유물로 텐진 양류청, 소주 도화오 등 중국 유명 년화 산지를 망라하고 다양한 문신, 고사, 희곡, 미인, 화조 등 다양한 장르도 망라하여 70여점이 선별됐다.
(위 왼쪽부터)산재거사(텐진 양류청, 대염증 청초기), 옥당부귀(텐진 양류청, 대염증 청초기), 이작매죽도(텐진 양류청, 대염증 청초기)
(아래 왼쪽부터)산재거사, 옥당부귀, 이작매죽도 부분
(위 왼쪽부터)오곡풍등(청 초기,텐진 양류청 대염증), 화조도년화(청초기, 텐진 양류청 대염증), 희보삼원(텐진 양류청, 대염증 청초기)
(아래 왼쪽부터)오곡풍등, 화조도년화, 희보삼원 부분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텐진 양류청에서 청 초기에 제작된 화조도 6곡병풍이다. 판화로 제작된 가장 아름다운 화조도로 손꼽히는 작품들로 지금까지 세계에 소개 된 작품도 총 10여점에 불과하다. 6곡 병풍 중에 2점은 아직까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초충도1폭, 화조도 1폭이 들어 있다. 최초로 공개되는 ‘오곡풍등’ 초충화훼도는 화면 중심에 배추를 중심으로 무우와 메뚜기, 사마귀 등 벌레와 나비 거미줄등이 표현된 전형적인 초충도로 1미터 가까운 대형 화면에 목판으로 테두리를 찍은 후에 색깔을 바른 판인필회(版印筆繪) 기법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충도 년화 중에 아직까지 안 알려졌던 작품으로, 중국의 유명 최고의 년화 화점인 대염증戴廉增화점에서 제작되었다. 또 다른 작품인 화조도 작품은 제목이나 발행화점의 표기는 없지만 판화의 아름다움이나 색감 등으로 볼 때 대염증 화점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반에 가꾼 꽃 나무을 중심으로 새와 나비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판인필회로 만들어진 다색판화의 색감이 조화롭고 아름답기가 세계 초고 수준의 판화 화조도년화임을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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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년화-토형주(양류청 제건륭,청 후기)
다른 4작품의 초충, 화조도 세상에 한 두 점 정도 더 있는 귀한 작품들이다. 한 때 이 판화들은 이조민화로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만든 작품으로 오해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오해가 생긴 연유도 중국이나, 일본에서 발견되기 보다는 주로 한국에서 발견되어 일본으로 건너가는 사례(이조민화운동을 야네기 무네요시와 함께한 세리자와 케이스케 (芹澤銈介, 1895~1984)가 대염증화조도 작품을 이조민화라고 하며, 일본으로 가져가 시즈오카 시립 세리자와 케이스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중국년화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던 시절도 기인하였다. 이제는 중국 년화에는 제작사인 화점이 표기 되어 있는 점을 알게 되었고, 화점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화점인 텐진 대염증 화점이 북경 유리창에 지점을 내고 년화를 판매한 기록을 보면서 한국에 유독 대염증과 관련된 대형 초충도, 화조도 대형판화가 많이 전래되었던 것은 동지사 하지사 사절로 중국을 다녀온 선비들이 가장 가고 싶어 했던 북경 유리창에서 아름다운 청나라 다색 시전지를 구입하면서 대형 화조도 판화에도 매료 되어 구입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미인도년화(텐진 양류청 제건륭, 청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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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년화-복수강령(텐진 양류청 청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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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파(석판화, 중화민국)
이 밖에도 전시회에 출품되는 주요한 작품으로는 서양의 동판화기법이 가미된 청 중기 소주 도하오에서 생산된 세계적인 판화인 소주 년화 작품 중 ‘수’ 문자도와 유명희곡인 호접배 년화, 담랑(사마귀) 삼동도 등이 소개되고 있으며, 양류청의 고사년화인 진시황, 희곡녀화인 삼국지의 토형주, 아름다운 미인도년화와 동자도년화와 목판년화를 대신하여 서양에서 전래된 새로운 인쇄방법인 석판년화가 도입되면서 만들어진 고사년화인 삼국지 장판파 석판녀화와 신상지마류인 십일면관세음보살 석판화 작품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한선학관장은 "동 아시아 민화의 뿌리인 중국 년화의 아름다움과 년화 소재가 된 중국문화의 이해를 통해 우리 민화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하였다.